4일 오전 성남 분당구 미금역. 출근길 시민들과 악수하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보라색 넥타이도 맸다. 그는 전날 분당구 탄천공원을 찾았을 때도 정장을 입었다. 주말에 공원을 찾아 선거운동을 한다는 점을 의식해 연두색 민주당 점퍼를 입고 온 당직자들은 머쓱할 수밖에 없었다.
손 대표는 지난달 30일 출마 선언 이후 계속 정장 차림을 고수하고 있다. 공식 행사에 참석하거나 거리에서의 출퇴근 인사 때도 예외는 없다. 손 대표의 경쟁 상대인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를 입고 주민들을 접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2009년 10ㆍ28 재보선에서 수원 장안에 출마한 민주당 이찬열 후보(현 의원)를 지원할 때에는 연두색 점퍼나 재킷을 주로 입었다. 심지어 2006년 민심대장정 당시에는 작업복 차림에 수염을 기르고 햇볕에 그을린 얼굴을 보여주기도 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분당에서 낮고 겸손한 선거를 치른다는 의미로 정장을 입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도 "분당을 재보선이 단순한 지역구 선거가 아니라 전국 선거이고,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보수적인 분당의 중산층 표심을 잡기 위해 다른 정당과의 색깔 대결을 지양하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평가도 나온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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