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4일 차관급인 국가정보원 제1차장(해외 대북 담당)에 전재만(56) 주 중국대사관 정무2공사를, 제3차장(과학 산업 방첩 대북공작 담당)에 현역 육군 소장인 이종명(54) 합동참모본부 민군심리전부장을 내정했다. 현역 장성의 국정원 차장 입성은 김대중 정부 때 국가안전기획부가 국가정보원으로 이름이 바뀐 뒤 첫 사례다.
이번 인사는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의 책임을 물어 김남수 전 3차장을 경질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특히 연평도 포격 도발, 인도네시아 특사단 사건 등을 거치면서 국방부와 국정원간 갈등이 표면화된 상황에서 현역 장성을 3차장으로 발탁한 것은 두 기관간 화합을 이루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병환 제2차장(안보수사와 보안 담당)은 유임됐다.
전재만 1차장은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13회로 아태통상과장, 주 광저우 총영사,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등을 지냈다. 외교관으로 드물게 2년 전 국정원으로 소속 기관을 옮겨 주중 대사관 공사로 근무했다.
충남 서산 출신인 이종명 3차장은 한성고와 육사(35기)를 졸업한 뒤 합참 전력발전부장, 12사단장 등을 지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전문가 발탁의 의미가 크다"며 "중국 경험이 풍부한 전재만 1차장의 발탁은 중국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북 심리전 등 대북 문제에 정통한 이종명 차장의 발탁이 국정원의 대북 업무 강화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국정원 차장급 인사를 시작으로 4강 대사를 비롯한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인 정비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숙 전 1차장은 4강 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6자회담 수석대표도 지낸 김 전 차장은 중국 대사나 일본 대사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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