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정부군이 1일 반카다피 시민군이 제안한 정전 제안을 거부하며 시민군의 서부 거점 미스라타와 브레가에 사흘째 맹공을 퍼붓는 등 전황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연합군 공습으로 시민군이 사망한 오폭도 발생했다.
미스라타, 브레가 격전중
로이터통신은 3일에도 정부군이 미스라타에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정부군은 1일부터 미스라타를 포위한 채 탱크와 다연장로켓, 박격포, 수류탄 등으로 공격하고 저격수를 배치해 시민군의 숨통을 조였다. AP통신은 현지 의료진의 말을 빌려 민간인 6명이 저격수의 총탄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현지 의사들은 미스라타에서 지난 일주일 사이에 160명이 사망했으며, 이들 대부분이 민간인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석유수출항 브레가를 둘러싼 양측간 교전도 치열했다. 브레가에서는 이날도 총성과 폭발음이 진동했으며, 도시 동쪽 출구에는 정부군의 매복 공격을 받은 시민군 300~400명이 전술적 후퇴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브레가에서의 교전이 일진일퇴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지자 시민군은 동부 전선에 중화기를 전진 배치해 공세를 강화키로 했다.
시민군은 앞서 1일 정부군의 점령 도시 철수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출국을 전제로 정전을 제안했으나 리비아 정부는 "우리에게 철수란 없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무스타파 게리아니 시민군 대변인은 "카다피가 평화를 원치 않는다는 증거"라고 맹비난했다.
알자지라는 시민군이 리비아 동부의 한 비밀 시설에서 미국 및 이집트 특수부대에 의해 로켓 사용법 등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군은 카타르에 석유를 수출하고 무기와 물자를 사들이는 계약을 1일 체결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기도 했다.
공습으로 시민군 사망
시민군은 1일 브레가에서 단행된 연합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4명을 포함한 시민군 13명이 사망했다고 밝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시민군 측은 "의도하지 않았던 사망으로 애석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부수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해, 오폭 때문에 연합군 공습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민군은 오히려 나토에 정부군에 대한 공습을 계속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공습 초반과 달리 최근 친카다피 성향의 시민들이 정부로부터 자동소총 등을 지급받고 일반차량 등을 이용해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군도 군복을 벗고 사복으로 위장, 시민군과의 구별이 어렵다. 이로 인해 연합군으로서는 공습 대상을 선별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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