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완연한 봄이다. 가벼운 옷 차림에 물 한 병을 들고 무작정 걷고 싶은 시기다. 유난했던 겨울 한파와 구제역으로 잠시 잊고 있었던 수도권의 걷기 코스를 살펴봤다.
▦왕처럼 걸어보자, 수원 화성 성곽길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기 수원 화성은 동서남북 4개문을 중심으로 육중한 성벽들이 5,744m나 이어져 있다. 성곽 중간에 수문, 공심돈, 노대, 포루, 각루 등 볼거리가 많다. 화성 행궁과 화성 박물관도 팔달문(남문) 근처에 있다.
보통 성의 남문이 정문이지만 화성은 한양에서 내려오는 임금을 가장 먼저 맞는 장안문(북문)이 정문이다. 옛 임금님 같이 장안문에서 성곽길 걷기를 시작해 보자.
▦ '올레' 명칭 승인 받은 가평 올레길
지난해 11월 개장한 경기 가평 올레길이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선다. 총 10개 코스 128km로 이뤄진 가평 올레길은 가평군 연인산과 청평면 북면 상면 하면 등 10곳에 조성됐다. 전체 코스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4시간 정도.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사단법인 제주 올레로부터 '올레' 명칭 사용 승인을 받고 운영 컨설팅까지 받았다.
▦폐철길 따라 걷는 남양주 한강나루길
남양주에는 한강나루길, 다산길, 새소리명당길, 큰사랑산길, 문안산길 등 5개 걷기코스가 있다. 특히 한강변을 따라가는 1코스 한강나루길은 그림 같은 풍광으로 유명하다.
경기 구리시 삼패동 삼거리에서 출발해 한강시민공원을 따라가다 팔당역을 거쳐 폐철길을 통과, 다산로 조망대를 보고 능내역을 거쳐 운길산역에 이르는 코스다. 폐철길을 따라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총연장 19.8km로 7, 8시간 정도 걸린다.
▦ 한강이 보이는 파주 심학산 둘레길
해발 192m의 심학산에 조성된 6.8km 구간의 걷기 코스다. 자유로와 인접해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주변에 헤이리 예술마을, 파주출판도시 등이 있어 시간 여유가 있으면 들러볼 만하다.
▦골라 걷는 재미, 시흥 늠내길
시흥시는 지난해 늠내길 1코스 '숲길'과 2코스 '갯골길', 올해 1월 3코스 '옛길'을 개장한 데 이어 이번에 4코스 '바람길' 조성을 마무리했다. 늠내는 '뻗어가는 땅'이란 뜻을 지닌 고구려시대 시흥의 지명이다. 최근 개장한 바람길은 옥구공원에서 출발해 오이도, 정왕동 시내를 돌아 옥구공원으로 되돌아오는 15㎞구간으로 5시간 정도 걸린다. 길을 걷다 보면 빨강등대와 해산물로 유명한 오이도, 새들이 날아와 똥을 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똥섬', 시화방조제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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