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지표에 이어 실물경기지표도 뚝 떨어졌다. 두 지표의 동반악화는 당초 예상과 달리, 경기 흐름이 결코 심상치 않다는 징후로 해석되고 있다. 더구나 해외악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경기하강신호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실물경기 지표는 전달에 비해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 수출감소와 한파에 따른 의류 신상품 출시 지연 등으로 2.3% 감소하며 4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내수 부문도 물가 급등과 구제역 여파로 급격히 위축돼 서비스업 생산이 -3.4%, 소매판매액지수도 -6.1%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도 3개월 만에 동시에 추락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보다 0.2포인트,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역시 0.6% 동반 하락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ㆍ98)가 2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기준치(100)를 밑돈 것을 감안하면, 체감과 실물 경기 모두 급랭하는 형국이다.
정부는 아직 판단은 이르다는 입장.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2월 초 설 연휴를 앞두고 소비가 1월에 집중되는 등 계절적 요인과 고유가 등으로 내수 지표가 일시 악화됐다”며 “(구제역이 진정되는 등) 3월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더 큰 악재는 아직 반영도 안됐다는 게 문제. 3월에 터진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공포, 리비아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폭등, 유럽(포르투갈) 재정위기의 재발가능성 등 글로벌 경제여건은 불투명한 요소들뿐이다.
더구나 체감경기악화의 주범인 고물가상황은 당분간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 동행ㆍ선행지수가 2월 동반 하락한 데는 물가상승에 따른 물량감소 영향이 컸다”고 말해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한 경기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움을 시사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흐름상 작년 12월과 올 1월을 기점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국면이었으나 2월부터 고유가 등으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부진은 계속될 수 있으며) 하반기부터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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