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인터뷰] 새 앨범 'High Tension'으로 돌아온 노 브레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인터뷰] 새 앨범 'High Tension'으로 돌아온 노 브레인

입력
2011.03.30 17:35
0 0

"각박한 삶의 도시인들… 그들에 주는 헌정곡""변한건 멤버뿐 '펑크' 통한 소통은 계속될 것"

"노브레인(No brain)은 말 그대로 뇌가 없다는 뜻이에요. 무뇌아, 맞아요. 그냥 음악에 몸을 맡기고 아무 생각 없이 실컷 즐기자는 거죠. 하지만 밴드를 결성한 지 벌써 15년이 흘렀어요. 이제는 조금 어른인 척 해보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황현성)

천방지축이다 싶게 마구 뛰놀던 인디 음악계의 악동들이 좀 달라졌다. 젊음의 열정과 저항, 일탈의 아이콘으로 통하던 펑크밴드 노브레인이 5년 만에 들고 나온 6집 '하이 텐션(High Tension)'은 각박한 사회에서 좌절하는 도시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김대리 7시 알람이야/ 전쟁터로 나가는 우리 아빠...그대들이 있기에/ 빠듯한 시간 속/ 널 위해 노래 부를게.'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넥타이' 속 도시인들 삶은 처연하기만 하다.

무대에 오르자마자 관객들에게서 아드레날린을 쭉쭉 뽑아내며 '나랑 미친 듯 놀자/ 밤이 새도록 놀자… 이 시간 즐기지 못하면/ 넌 찌질이'(5집 타이틀곡 '미친 듯이 놀자')라고 부르짖던 이들에게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생긴 걸까. 30일 오후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노브레인의 멤버 이성우(보컬), 황현성(드럼), 정민준(기타), 정우용(베이스)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우리 음악을 좋아했던 10, 20대들이 이제 30, 40대 직장인이 됐어요. 그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있고 우리도 노래를 할 수 있었던 거에요. 이제껏 흥에 취해 돌아보지 못했던 걸 지금에서야 깨달은 거죠." 이성우는 이번 앨범을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쓴 헌정곡"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노브레인이 장르까지 바꾼 건 아니다. 이들은 펑크의 비트 있는 리듬감에 이 주제를 잘 녹여 넣었다. 황현성은 "지금껏 우리 음악에서 변한 건 멤버가 바뀐 것 뿐"이라며 "펑크라는 장르를 통해 무대에서 관객들과 신나게 소통하겠다는 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도 노브레인의 '인장'같은 악동적 요소가 들어있다. 문신을 뜻하는 ' TATTOO'가 특히 그렇다. 정민준은 "이 노래를 듣고 당신들도 문신을 좀 해보라고 만들었다. 문신에는 꿈과 희망이 있는데 왜 사람들이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저마다 팔이나 목에 새긴 문신을 자랑 삼아 보여주는 멤버들. 장난끼는 여전하다.

속된 말로 '돈 벌기 힘들다'는 인디 밴드를 지금껏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이성우는 "2003~2004년 기타 치던 원년 멤버가 팀을 탈퇴하고 드럼 하는 친구도 구하지 못할 때 노브레인은 사실상 끝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그 힘들었던 시간도 즐겁게 넘길 수 있었던 건,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철없음' 덕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민준은 한 술 더 떠 "앞으로도 철이 들 생각은 없다"며 웃었다.

올해로 결성 15주년을 맞은 노브레인은 이제 후배 뮤지션들을 가르치는 '스승' 노릇도 한다.

모 스포츠 브랜드가 진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드림 프로젝트'에서 록 부문의 멘토 역할을 맡은 것이다. 정민준은 "사실 무뇌아라는 게 음악으로 머리를 비워버리고 다 함께 해탈하자는 의미"라며 "후배 뮤지션들이 무대 위에서 모든 걸 털어버릴 수 있는 '거침없음'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4월 23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6집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단독 콘서트를 연다. 이성우는 "노브레인이 직접 기획, 연출을 맡아 최고의 무대를 준비했다"며 "노브레인이 노(老)브레인이 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