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대통령 개혁안 제시 안해… 반정부 시위 격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30일 반정부 시위대에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예고했던 국가비상사태 해제 결정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리아 내 반정부 시위가 격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시리아는 지금 외부 음모에 지배되고 있다"며 "소수 공모자의 목표는 시리아를 조각 내 무너뜨리고 이스라엘이 설정하는 의제를 강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이 투쟁에 나섬으로써 시리아의 적들이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또 "우리는 모두 개혁을 지지하고 개혁은 국가의 의무지만 개혁은 지금의 트렌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한 시간 동안 진행한 연설에서 예상됐던 국가비상사태 해제 등 개혁안은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아사드 대통령은 남부 다라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자 27일 AFP통신 인터뷰에서 1963년부터 계속된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상황이 악화하자 29일 내각을 해산하고 새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태도를 돌변, 강경 대응을 시사하면서 사태는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이날 연설 직후 항구도시 라타키아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리비아 군이 발포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또 아사드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의회를 나서자 반정부 시위대는 그가 탄 차량을 에워싸고 공격하기도 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