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내린 빗물에서 처음으로 극미량의 방사성물질이 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30일 “28일 서울과 강원 춘천시에 내린 빗물을 분석한 결과, 방사성요오드(I_131)가 서울에서 리터당 최고 2.48베크렐(Bq), 춘천시에서 최고 0.346Bq 검출됐다”고 밝혔다. 세슘은 두 지역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빗물에서 나온 요오드는 지금까지 공기 중에서 검출된 최대치(㎥당 0.356mBq)보다 훨씬 많다. 떠다니는 먼지에 달라붙어 있던 요오드가 비에 한꺼번에 씻겨 내려와 농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인체나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게 KINS의 설명이다. 2.48Bq의 요오드가 든 물을 하루에 2리터씩 1년간 먹는 성인이 받는 연간 방사선량은 0.04밀리시버트(mSv)다. X선 한번 촬영 때 받는 선량의 40%, 유럽 왕복 항공여행 한 번에 받는 선량의 60% 수준이다. 또 한국 음용수에 대한 방사성물질 제한기준은 리터당 100Bq이다.
이동명 KINS 방사능탐지분석실장은 “빗물이 음용수까지 가려면 지하수계를 따라 오랫동안 이동해야 하는데 반감기가 8일인 요오드는 그동안 거의 사라질 것”이라며 “비를 바로 맞더라도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춘천시 강릉시는 공기 중에서도 여전히 요오드가 나오고 있다. 교과부와 KINS는 “각각 ㎥당 0.079, 0.071, 0.138mBq의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8일 오전 10시~29일 오전 10시 채취한 공기를 분석한 결과다. 24일 오전 10시~28일 오전 10시에 채취했을 땐 전국 12개 지방방사능측정소에서 모두 요오드가 나왔고 춘천시에선 세슘도 함께 검출됐다. 23일 강원 고성군 대기에서 처음 나온 제논(Xe)은 26일 최고치(㎥당 0.878Bq)를 보였다 29일 0.464Bq로 줄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일본 수입식품 13건의 시료에서 극미량의 세슘이, 1건에서는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30일 밝혔다. 세슘이 검출된 식품은 메론, 비스킷, 콩류 가공품, 빵, 소스류 등이다. 그러나 검출량은 ㎏당 0.08~0.6㏃ 수준으로 기준치(370Bq)의 100분의 1 이하다. 청국장에서는 0.3Bq의 요오드가 검출됐는데 이 역시 기준치(300Bq)에 못 미친다. 생산ㆍ가공 지역은 도쿄(東京) 사가(佐賀) 효고(兵庫) 교토(京都) 홋카이도(北海道) 등이다.
식약청은 이 정도 수치는 사실상 불검출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라고 판단, 적합 판정을 내렸다. 미국도 세슘은 ㎏당 5Bq, 요오드는 3Bq 이하인 경우 불검출로 판단하고 있다. 식약청은 19일 이후 총 986건의 일본 수입식품 중 224건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마쳤고, 742건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김창경 교과부 2차관은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사능방호약품(프루시안블루 안정화요오드)과 방사능측정장비 추가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 임소형기자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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