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남북 민간 전문가회의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줄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대화 의지가 확인된다면 남북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적십자 회담 개최나 당국간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당장 이번 접촉으로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남북대화 재개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식량지원 등을 원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대북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북대화의 소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의가 앞으로 인도적 대북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해 당국간 대화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서로를 탐색할 수 있는 계기이며 일단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민간 전문가 차원의 협의인 만큼 당국은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당국간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정책자문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백두산 화산 남북 전문가 협의와 관련해 "비록 어려운 가운데 있지만 전문가 회의라도 착실히 전개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이어 "남북대화의 엄중한 현실에 있어서 접촉과 대화를 여는 문제는 진지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어설프고 불안한 2보를 딛기 위해 가다가 2보, 3보 후퇴하기 보다는 어렵지만 의미 있는 1보 진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진정성과 대화의지가 확인된다면 앞으로 당국간 회담도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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