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구단 주장 등 대표선수들은 이구동성 “올시즌에는 반드시 꺾겠다”며 승부욕을 불살랐다. 반면 프로에 갓 데뷔한 신인들은 ‘롤 모델’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우승을 놓고 싸울 수밖에 없는 경쟁자로써 또는 본받고 싶은 ‘멘토’로, 이래저래 류현진(24ㆍ한화)은 화제의 중심에서 비켜나지 않았다. 개막(4월2일)을 나흘 앞둔 29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현장 풍경이다.
“우승이 목표”라는 7개 구단과 달리 “개인적으로 꼴찌 탈출이 우선”이라고 밝힌 류현진은 “모든 팀이 (우승의) 걸림돌”이라며 올시즌 목표를 이 같이 밝혔다. 한화는 2년 연속 최하위(8위)를 기록했다.
한화는 롯데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류현진은 한대화 감독이 개막전 선발로 내정한 데 대해 “최대한 안 맞도록 던지겠다. 약점인 코스로 구석구석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 주장 홍성흔(35)이 ‘발끈’했다. 홍성흔은 “최고 투수인 만큼 부담스럽지만 예상했고 분석도 끝났다. 구석구석 던지겠다고 하니 구석구석 잘 노려서 치겠다”며 “(현진이에게) 당할 만큼 당했다. 올해는 꼭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고 응수했다.
지난 5년간 홍성흔은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52타수 8안타(0.154)의 빈타에 시달렸다. 화끈한 해결사 본능을 자랑하는 ‘클러치 히터’지만 류현진에게 뺏어낸 홈런은 지난해 3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기록한 스리런포가 유일하다.
올해 처음으로 류현진과 상대하는 ‘초보’ 롯데 양승호(51) 감독도 “현진이를 넘어야 개막전 승리가 있고 우승도 가능하다”고 거들었다. LG 캡틴 박용택(32)도 “지난 시즌 유독 현진이가 우리 경기에 많이 등판했다. 올해는 현진이만 이기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해 LG전에 5차례 나와 3승1패, 평균자책점 1.54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나머지 다른 구단 선수들도 류현진을 정조준했다.
이렇듯 고참들에게는 ‘공공의 적’이 된 류현진이지만 올해 프로에 데뷔한 새내기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7억 팔’ 유창식(19ㆍ한화) 등 신인 투수들은 ‘류현진처럼’을 잇따라 외쳤다.
‘출루를 허용하고 싶지 않은 타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류현진은 “상당히 많지만 일단 롯데 이대호다. 올해는 못 나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개막전부터 홍성흔에 이어 지난해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홈런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이대호(29)와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에 팬들의 시선이 벌써부터 ‘사직벌’로 향해 있다.
류현진은 데뷔 첫해인 2006년 다승왕(18승6패) 탈삼진왕(204개) 평균자책점 1위(2.23)로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지난해에도 16승4패 187탈삼진(1위) 평균자책점 1.82(1위)를 기록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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