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가 B형 간염 정기검진 캠페인을 위해 말기 간질환 환자의 모습을 연출해 방영하고 있는 TV 광고가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달부터 MBC TV를 통해 하루 2회 방송되고 있는 이 광고는 B형 간염 보유자로 분장한 배우가 정기검진을 하지 않다가 황달이 되고 복수가 차 배가 만삭처럼 된 상황을 보여준다. 또 정기검진과 치료로 건강을 되찾는 모습을 통해 정기검진이 간 건강을 지키는 최선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간질환 환자 모임인 간사랑동우회 회원들은 “수직감염(모체로부터 아이에게 이행되는 감염)되는 간질환의 특성상 아이들이 이 광고를 보고 절망할까 겁난다” “눈이 노랗고 배는 불룩하게 환자들을 표현한 광고에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게 될까 걱정스럽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내며 광고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총무는 28일 “어떤 질병도 말기 환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캠페인하지는 않는다”며 “홈페이지 방문자 수와 인터넷 검색 등을 봤을 때 이 광고가 충격만 줄 뿐 인식 개선에도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간학회는 환자에게 마음의 부담을 줄 수 있지만 간경변증과 간암 위험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인 만큼 이해해 달라는 입장이다. 간학회 홍보이사인 배시현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환자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복수가 찬 환자의 모습을 원거리 화면으로 바꿨다”며 “예정대로 5월 1일까지 계속 광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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