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함께 국내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전주국제영화제(4월28일~5월6일)가 열 두 번째 축제의 상차림을 공개했다. 영화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영화제로 소문난 행사답게 대중성은 약해도 세계 영화계에서 화제를 모은 따끈한 수작들이 대거 선보인다.
38개국 190편이 상영될 올해는 개막작부터 심상치 않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대상인 황금곰상을 차지한 이란 영화 '씨민과 나데르, 별거'(감독 아스가르 파르허디)가 영화제의 시작을 알린다. 별거 부부와 가사도우미 사이에 벌어지는 법적 다툼을 통해 이란 사회의 현실을 투영한다. 출연한 남녀 배우 모두가 베를린영화제 최우수배우상을 공동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유명 감독들의 최신작들도 반갑다. 프랑스의 거장 장 뤽 고다르의 '필름 소셜리즘', 103세의 포르투갈 노장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의 '앙젤리카의 이상한 사례', 독일 감독 베르너 헤어조크의 3D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 헝가리의 대가 벨라 타르의 '토리노의 말', '흑사회' 시리즈로 유명한 홍콩 두치펑(杜琪峰) 감독의 '단신남녀', 프랑스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카를로스'가 스크린을 채운다.
유명 감독들의 단편을 옴니버스로 구성한 전주영화제 기획 '디지털 삼인삼색 2011'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혁신적 영화들로 명성을 쌓아온 프랑스 감독 장 마리 스트라우브와 클레어 드니,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게린의 재능과 만날 수 있다.
화제의 인물들이 만든 신작들은 별미에 해당할 듯. 형 박찬욱 감독과 합작한 '파란만장'으로 베를린영화제 단편 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한 박찬경 감독의 장편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 배우 추상미가 메가폰을 든 단편 '분장실', 할리우드 개성파 배우 존 터투로가 감독한 '열정',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이 만든 단편 '미성년'도 만날 수 있다.
필리핀 영화의 대부로 불리는 키들랏 타히믹의 장ㆍ단편 11편을 모듬 상영하는 회고전, 포르투갈영화 특별전, 이명세 감독 특별전 등도 알찬 볼거리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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