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새 나온 방사성 물질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바람을 타고 대륙과 대양은 물론 극지방까지 넘나들며 지구 곳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방사성 물질이 앞으로 과연 어디로 향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는 26,27일 이틀 연속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국가핵사고응급협조위원회를 인용, 28일 보도했다. 존 아우어바흐 미 매사추세츠주 보건장관도 27일(현지시간) 요오드-131이 지난주 검사한 매사추세츠주 빗물 표본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미 라스베이거스의 사막연구소 지역환경감시계획도 요오드-131과 제논-133이 이날 라스베이거스 핵실험 박물관 방사선 감시소에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유럽에선 26일 독일 슈바르츠발트 흑림지대에서 방사능 준위가 평소보다 9배 가까이 상승, 긴장감이 조성됐다. 22일에는 아이슬란드에 있는 시설에서 방사성 물질이 확인됐다.
또 17일엔 미 서부 해안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미 캘리포니아대가 핵분열 입자인 요오드, 세슘, 바륨, 크립톤 등을 확인했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도 캘리포니아 관측소에서 방사성 물질을 측정했다. 하와이, 워싱턴, 콜로라도 등에서도 일본발(發) 방사성 물질이 나왔다.
이처럼 방사성 물질이 지구 곳곳에서 검출되고 있는 것은 대기 상층부에서는 편서풍을 불고 있는 반면 지표면에서는 수시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기 때문. 특히 일부는 일본에서 곧바로 북진, 러시아의 캄차카반도를 통해 극지방을 거쳐 다시 남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당초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다음주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방사성 물질이 이미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검출되고 있다. 실제로 CTBTO는 17일 캄차카반도에서 방사성물질을 관측한 바 있다.
한편 사람과 화물을 통해서도 방사성 물질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세관은 17일 시카고, 댈러스, 시애틀 공항의 일본발 화물 일부에서 방사능 물질이 나왔다고 보고했고, 대만은 23일 일본에서 수입한 조개류에서 요오도-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25일에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으로 입항하던 일본 상선에서 비정상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확인됐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