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J씨의 하루는 당일 아침 상쾌한 음악과 함께 시작된다. 스마트 오디오는 기분에 따라 첫 곡만 선택하면 비슷한 곡들로 골라 연속 재생해 준다. 음악이 흐르는 사이, 그의 입맛을 기억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그윽한 원두 커피 한 잔을 내려 놓는다. 고된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저녁, 그가 매트리스에 지친 몸을 눕히자, 센서로 그의 움직임을 감지한 침대는 은은한 조명과 함께 조용한 음악까지 제어해 흘려 보낸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마트 라이프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신 정보기술(IT)이 결합된 디지털 인지기기의 상용화 덕분이다. 특히 최근 출시되고 있는 인지기기들의 경우 이용자 움직임이나 습관 등을 포착, 제품 본연의 기능을 최적화 시키면서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550기가바이트(GB) 대용량을 갖춘 뱅앤올룹슨의 베오사운드5 뮤직 플레이어는 인공 지능 기기로 각광 받는 대표 상품이다. 1,500장의 CD 플레이어 저장이 가능한 데다, 현재 재생중인 음악의 리듬과 음향 등을 분석해 유사 트랙의 음악을 들려주는 특허 기술(MOTs)이 포함됐다. 일일이 목록을 찾지 않고서도, 선호하는 음악들을 알아서 찾아 재생해 준다.
시몬스와 파나소닉이 공동 개발한 '레스티노'가 포함된 침대도 주목 받는 제품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부터 수면 중인 상태를 센서로 감지, 조명의 밝기 조절과 음악을 조절해주면서 최적의 수면 환경을 미리 조성한다. 수면을 유도할 때는 점차 조명이 어두워지지만 잠이 깨는 아침에는 조용한 음악과 더불어 밝아진다.
삼성전자가 적외선 센서를 채용해 내놓은 스마트 에어컨도 인지 성능을 포함시킨 모델이다. 실내 공간을 6개 구역으로 나눠 열원이 2m내의 근거리에서 감지됐을 때는 강풍을, 2m 이상의 원거리에서 측정됐을 경우엔 터보냉방을 보내준다.
인지기기의 열풍은 휴대폰 속으로도 스며들 조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후의 트렌드를 휴대폰이 자체적으로 이용자를 먼저 알아보는 '인지폰'으로 정하고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온을 통해 휴대폰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자동으로 인지, 건강관리 서비스 이용 안내 등을 제공하는 한편 이용자의 감성에 어울리는 음악과 광고 등 맞춤형 콘텐츠도 지원되는 형태다.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도 멀티터치와 음성, 표정인식 등의 기술을 고급 감성 인지기술과 결합한 '감성 정보통신(ICT)' 산업을 적극 육성키로 하고, 2020년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민간기업과 적극 협력키로 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