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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그들만의 차이를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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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그들만의 차이를 넘어야

입력
2011.03.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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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 뒤 여권이 친이, 친박으로 나눠져 심각한 정치적 갈등을 겪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양측은 정치적 현안에서 다른 시각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상대를 향한 노골적 감정도 감추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박근혜계 인사들이 집단으로 탈당, 친박연대의 이름으로 출마해 일부는 당선되고 또 일부는 한나라당 후보와 표를 나눠 가짐으로써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2009년에는 친박계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기용을 둘러싸고 맞섰고, 2010년에는 세종시 문제와 그 과정에서 나온 '강도론' 등으로 감정 싸움을 했다. 얼마 전에는 개헌론을 둘러싸고 첨예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친박 측이 탈당 혹은 분당할 것이라는 말도 수시로 나왔고, 친이 쪽에서는 친박 측이 나가주는 게 좋겠다는 말을 틈틈이 흘렸다. 양측의 동거가 우스꽝스럽게 비친 것은 사실이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여전히 한나라당을 지키고 있다. 오히려 친박계는 "한나라당의 토대를 만든 사람이 박근혜"라며 그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왔다. 친박연대도 미래희망연대로 이름을 바꿔 한나라당과 통합하기로 했다.

집안 내에서 분열ㆍ갈등 이어져

반면 노무현 후보가 16대 대통령이 된 뒤 여당인 민주당은 당이 둘로 나눠졌다. 힘을 합쳐 대통령을 탄생시켜놓고 당을 쪼갠 것이다. 분당 이후 양측이 겪은 갈등과 혼란은 상상보다 훨씬 심각했고 급기야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손을 잡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지식인 사회에 상당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던 자유주의 성향의 유력한 문필가들도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정권을 내준 데는 그런 것들이 하나 둘 쌓여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을 만들어 놓고도 갈라선 민주당-열린우리당과, 그렇게 싸우고도 판을 깨지 않은 한나라당을 새삼 비교한 것은 국민참여당이 최근 유시민씨를 대표로 선출했기 때문이다. 국민참여당은 지난해 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모여 창당했지만 이번에 유시민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신은 억울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유시민 대표를 보면서 분열주의를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 시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가 인사차 민주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손학규 대표와 함께 야권 연대의 필요성과 의지를 밝힌 것은 당연한 것이다. 두 정당은 물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까지 포함하는 연대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고 문성근씨가 야권의 연대를 위해 '유쾌한 100만 민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당의 파워와 정치인의 파워가 불일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야권의 연대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사실 국민참여당 그 자체는 원내 의석 하나 없는 신생 군소 정당이다. 반면 유시민 대표는 야권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다. 민주당으로 돌려서 이야기 하면 제1 야당이면서도 그에 걸맞은 대권 후보가 아직 없다.

큰 차이 없는 민주ㆍ국민참여당

이런 모순 상황에서 양측은 4∙27재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 대선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거친 힘겨루기를 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이 볼 때 두 정당의 차이는 크지 않다.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 모두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처럼 진보정당을 표방하고 있지는 않다. 게다가 양쪽 다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약속했으며 친노세력도 골고루 나눠져 있다.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고 인적 구성 또한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으니 양측의 줄다리기가 지루하게 보이면 국민은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 때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손을 잡은 데서도 볼 수 있듯 정치는 필요하다고 느낄 때 적과도 손을 잡는다. 필요하다면, 목적이 같다면 작은 차이를 넘어서는 게 정치다.

박광희 편집위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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