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허니콤 태블릿PC인 모토로라의 줌을 국내 출시에 앞서 단독 입수해 미리 사용해 봤다. 줌은 구글이 태블릿PC용으로 개발한 운용체제(OS) 허니콤을 탑재한 최초 제품으로, 올해 초 미국 전자전시회 CES에서 최고제품상을 받았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이 제품을 다음달 중순께 SK텔레콤을 통해서 판매한다고 29일 밝혔다.
볼록하고 기다란 외형이 특징
줌은 외형이 독특하다. 좌우가 긴 16 대 9 와이드 화면으로 옆으로 길게 늘어난 모양이다. 비슷한 크기의 아이패드(9.7인치)가 4 대 3 화면으로 정사각형에 가까운 반면 줌(10.1인치)은 직사각형에 가깝다. 그만큼 1.85 대 1 또는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으로 제작된 영화나 동영상을 감상할 때 유리하다.
뒷면이 볼록한 디자인은 이용자의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모토로라는 인체공학 디자인을 적용해 일부러 볼록하게 만들었다. 가로가 긴 방향으로 돌려 잡았을 때 자연스럽게 양 손에 달라붙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이패드를 이용해 본 사람들은 두꺼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뒷면에 전원 버튼이 달려있고 전면에 버튼 하나 없이 깨끗한 화면만 존재한다. 측면에도 음량 조절 버튼만 달려 있다.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깨끗한 느낌과 양 손으로 잡았을 때 조작하기 쉽도록 전원 버튼을 뒤쪽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앞면 200만, 뒷면 500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가 달려 있어 인터넷을 이용한 영상 대화가 가능하다. 국내 출시 제품은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과 3세대 이동통신을 모두 이용할 수 있으나 음성통화는 할 수 없고, 인터넷만 쓸 수 있다.
가볍고 빠른 허니콤OS
줌을 사용해 보면 허니콤 OS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과거 안드로이드 태블릿PC보다 각종 응용소프트웨어(앱) 실행 속도나 화면 전환이 빠르고 부드럽다. 구글이 만든 유튜브는 손가락을 갖다 대면 바로 실행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빠르고, 화면을 좌우로 쓸어 넘길 때 부드럽게 넘어간다. 다만 기기를 가로 세로로 돌릴 때마다 화면 전환이 늦은 것이 단점이다.
허니콤 만의 차별화된 위젯도 돋보인다. 특히 북마크 위젯은 자주 가는 사이트를 즐겨 찾기 해놓듯 위젯에 모아 놓으면 항상 바탕 화면에 해당 사이트가 표시된다. 이를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바로 접속된다. 유튜브도 바탕화면에 위젯으로 띄워 놓으면 최신 동영상이 책장 넘어가듯 차례로 넘어가며 계속 표시된다.
묵직한 무게와 액세서리 부족이 숙제
문제는 무게다. 무게가 730g으로 기존 아이패드(680g)보다 무거워 한 손으로 다루기가 어렵다. 이를 극복하려면 다양한 거치대와 케이스가 필수인데 아직은 종류가 많지 않다.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모토로라에서 직접 공급하는 거치대와 젤 형태의 케이스를 따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을 국내에 단독 판매하는 SK텔레콤은 줌에 거는 기대가 크다. SK텔레콤의 전략은 4월 중 국내에 나올 것으로 알려진 애플의 아이패드2 보다 먼저 내놓아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SK텔레콤 또한 KT와 더불어 아이패드2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아직 출시일이 미정이어서, 줌으로 먼저 치고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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