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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청소년문학상 2월 장원/ 버리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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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청소년문학상 2월 장원/ 버리지 마시오

입력
2011.03.27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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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2011년 2월 시 장원에 이예슬(대구 구암고ㆍ필명 라온지음)양의 ‘버리지 마시오’가 선정됐다. 이야기글에서는 박민혁(인천 제물포고ㆍ필명 ARS)군의 ‘거대 햄스터’, 생활글에서는 김예린(청주 흥덕고ㆍ필명 늘픔린)양의 ‘사랑의 갈등’, 비평ㆍ감상글에서는 송유진(덕원여고ㆍ필명 아라비스)양의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을 읽고’가 각각 월 장원에 뽑혔다. 당선작은 ‘문장 글틴’ 홈페이지(teen.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한국일보사 한국문화예술위 전국국어교사모임은 문장글틴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온라인으로 청소년의 글을 공모하고 있다.

버리지 마시오

이예슬(라온지음)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딱지가 내려앉은 묵은 상처처럼 거무스름한 팻말 아래

온갖 쓰레기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분에 못 이긴 사내가 집어던진 짜증이

부서진 탁자처럼 나동그라져 있고

이제 제발 그만 좀 드세요 하는 애원이

술병처럼 넘어져 있고

머리가 아프도록 울어낸 눈물의 뭉치들이

휴지처럼 구겨져 있고

목이 매어 채 먹지 못한 허기짐이

쉰 밥처럼 버려져 있는

이곳에

행복을

버리지 마시오

이제 막 돋아나는 새 살처럼 마알간 얼굴의 팻말 아래

소복소복 따스한 눈이 내리고 있다

▦심사평

낡아갈 틈도 없이 서둘러 버려지는 게 우리 주위엔 너무 많다. 같이 낡아가며 같이 늙어갈 수 있는 게 사랑의 구체적 정황일 것이다. 서둘러 버려지지 않을 권리, 그 소박한 행복론이 쓰레기들의 전생(前生)을 보듬는구나.

유종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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