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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당 쇄신 전기 삼아 총선·대선 준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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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당 쇄신 전기 삼아 총선·대선 준비" 확산

입력
2011.03.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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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4·27 재보선]"결과 좋으면 걱정" 주장… "혼란 후폭풍" 반론도

4월 27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를 앞둔 요즘 한나라당에서는 "이번 선거에서는 차라리 완패하는 게 더 낫다"는 '재보선 완패 기대론'이 확산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만 떠도는 얘기가 아니다. 당 지도부의 일부 인사들도 공공연히 이런 주장을 한다.

어찌 보면 희한한 일이다. 크든 작든, 선거를 앞두고는 '어떻게든 이기고 보자'는 공감대가 지도부는 물론이고 당 구성원 사이에 형성되는 게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둔 한나라당의 모습은 딴판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선거에 지는 게 낫다"는 주장이 번지고 있다. "여권이 이번에 박살이 나서 여권 체제를 정비하고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바꿔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희망이 보인다"는 논리다. 특히 내년 총선 위기감이 큰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 이 같은 주장이 많다. 당내에서 재보선 승리에 매달리는 사람들은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몇 명뿐이라는 얘기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의 한 최고위원은 24일 "이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완패해야 한다"며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이번 재보선 패배를 약으로 삼아 내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이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총리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싸잡아 비판한 뒤 "이번 재보선에서 실패하더라도 내년 총선과 대선의 밑거름으로 삼으면 되지, 원칙 없는 공천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실패했던, 또 스캔들로 낙마했던 사람들을 끌어들여 당을 잡탕으로 만들어서는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홍 최고위원은 전날 한 강연에서는 "재보선 결과가 의외로 좋게 나오면 오히려 걱정"이라며 "전혀 쇄신하지 않고 '이대로'를 외치다가 지난해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내년 총선에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확산하는 재보선 완패론은 재보선 이후 여권 쇄신론과 맞닿아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이번 선거에 대패해야 당 지도부를 바꾸고 국정운영 쇄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은 "한나라당이 어쩌다 승리할 경우 현재의 지도체제가 유지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면서 "재보선 승리는 환부를 그대로 두고 진통제만 맞는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재보선에 패배하게 되면 여당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고 정권 후반기 레임덕이 가속화해 오히려 내년 총선 등에 더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반론도 있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선거에 패할 경우 책임론을 놓고 당청 갈등이 벌어지고, 집권 후반기 정국이 극도로 혼미해질 수밖에 없다"며 "선거는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핵심 당직자는 "재보선 완패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 추구라는 관점에서만 정국을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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