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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日 사태로 돈 챙기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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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日 사태로 돈 챙기는 러시아

입력
2011.03.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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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천연가스 가격 폭등 수혜… 동유럽선 안전 강화한 원전 마케팅

'재주는 서방이 부리고, 돈은 러시아가 번다?'

미국과 프랑스ㆍ영국이 리비아 공습에 막대한 예산을 쓰고 있는 동안 러시아는 총알 하나 쏘지 않고 막대한 실속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군다나 일본의 도호쿠(東北) 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등도 러시아에게는 특수가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골자로 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때 당초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됐던 러시아가 기권표를 던진 것은 달리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러시아는 리비아 공습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실제로 유럽에서 주로 소비하는 브렌트유의 경우 지난해말 배럴당 93.09달러였지만 23일(현지시간)에는 115.55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가 평균 10달러 오르면 러시아는 연간 200억달러를 더 번다. 연말 총선 및 내년 대선에 즈음해 공무원 봉급을 올려줄 수 있는 재원이다. 물론 리비아에 대한 40억달러의 무기 수출 계약과 22억유로의 시르테-벵가지 고속철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있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한 추가 이익이 손해를 만회하고 남는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특히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불안정은 러시아가 에너지원 공급처로서 안정적이라는 인식까지 심어주고 있다. 러시아는 원유 수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수위를 다투고, 유럽 전체 천연가스 소비량의 25%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의 원전 사고도 러시아에게는 호재다. 무엇보다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1980년 이전에 지어진 원전 7기에 대한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독일의 사례가 다른 나라까지 파급될 경우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치솟을 수 밖에 없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회사인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으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당장 일본이 대지진 여파로 10개 발전소를 가동 중단키로 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가즈프롬이 더 많은 액화천연가스를 일본으로 보내야 한다" 고 말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판로를 늘려가는 동시에 동유럽 국가에 대해선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힘을 쏟는 양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원전회사 로사톰은 15일 벨라루스와 90억달러에 이르는 원전건설 계약을 맺었다. 스스로도 겸연쩍었던지 러시아는 "체르노빌 사고의 교훈을 살려 안전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곧잘 곰으로도 비유되는 러시아가 이번 리비아 사태 및 일본 대지진의 와중에는 왕서방보다도 더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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