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미친 짓이다…, 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영화가 있었다. 영화 자체의 작품성이나 완성도와는 무관하게, 이 제목은 제도로서의 결혼과 결혼생활이라는 일상에 대해 여성들이 느끼는 저항감을 대변하며 강렬하게 각인된 듯하다. 저속한 어휘를 끌어들임으로써 담고자 한 의미를 증폭하면서 또 동시에 저항감 배후의 화사한 갈망까지 아이러니컬한 웃음으로 한 데 갈무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결혼은 정말 미친 짓(?)일지 모른다. 결혼 예식만 보더라도 이성적 보편 경제관념으로는 쉽사리 납득하기 힘든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평소의 그렇게 알뜰한 당신들도 단 몇 시간 동안 빌려 입을 드레스 한 벌 비용으로 한 달 월급보다 더 큰 돈을 서슴없이 쓴다. 스스로 공들여 꾸민 환상의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군림하는 시간은 기껏해야 한두 시간, 길어야 일주일이다. 하지만 이브의 후예들은 그 환상의 힘으로, 사진으로 남은 추억의 힘으로 역시 이브에게서 비롯된 숙명 같은 시련을 견딘다. 그 환상의 한 가운데에 웨딩드레스가 있다.
웨딩드레스는 인간 복식사가 구현한 가장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옷이고, 육중한 의미를 상징적으로 지탱해 온 옷이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계층ㆍ계급에 구애되지 않고 스스로를 최고의 존재로 치장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평등한 옷이다. 수많은 패션디자이너들이 자신의 패션쇼 피날레 무대를 웨딩드레스의 자리로 남겨두는 것도 저간의 의미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것들 사이의 경쟁은 그만큼 치열하기 마련이다. 자칫 과하면, 화려함은 경박해지고 소박함은 초라해진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자신의 사진을 30년 뒤 50년 뒤에 꺼내봐서, 오래된 한국 영화를 볼 때와 흡사한 이질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여전히 아름답고 싶다면 부박한 유행을 경계해야 하고, 고전적 실루엣만 고집해서도 안 된다.
웨딩드레스는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앞서 신부를 돋보이게 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 '한가인 드레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낼 만큼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영화배우 한가인의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황재복은 "한가인이 입은 탑드레스가 어울리려면 무엇보다 신부의 어깨선이 아름다워야 한다"며 "쇄골뼈가 도드라지는 여윈 몸매에는 어울리지 않는데, 한동안 너나없이 한가인 드레스를 찾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신부 자신다운 모습을 최고로 돋보이게 만들어줄 수 있는 드레스가 최고의 웨딩드레스"라며 "나아가 신랑의 체격과 나이, 분위기, 예식 공간의 컨셉트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구식 드레스 문화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갑오경장 이후라고 한다. 기독교의 전래와 함께 웨딩드레스문화도 소개됐다. 최초의 신식 결혼식은 1890년 서울 중구 정동교회에서 열렸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당시 결혼식을 주관한 선교사들은 혼례복만은 한복 예복을 입게 했다고 한다. 꼭 100년 만에 우리의 결혼 예복, 특히 웨딩드레스는 동서양의 시간격차 없이 패션의 최전선을 개척해가는 가장 뜨거운 아이템 가운데 하나가 됐다. 할리우드 스타나 외국 유명 정치인 집안의 결혼식 소식이 외신에 실리면 그 웨딩드레스 브랜드와 디자인은 한 달도 안돼 서울의 유명 웨딩샵 쇼윈도에 내걸리고, 한 동안 연예인이나 명망가 집안 결혼식 화제거리 가운데 하나로 회자되다가, 또 얼마간 유행을 형성하다가, 커버를 쓰고 웨딩샵 창고 안으로 밀려난다.
미스코리아 등 행사를 통해 한국의 드레스문화를 이끄는 데 일조해 온 디자이너 황재복은 영원의 가치를 지향해야 할 웨딩드레스마저 짧은 유행에 휘둘리는 것은 못 마땅하다고, 특히 외국 유명브랜드만을 최고로 치는 일부의 왜곡된 인식은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디자이너나 작품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일류예요. 더욱이 서양과 우리는 신부의 체형이 다릅니다. 언뜻 봐서 비슷하다 싶어도 허리의 높이가 다르고 가슴 형태와 높낮이도 다르죠. 결혼문화도 달라요. 서양 신부들은 대개 자신의 체형에 맞춰 만든 드레스를 구입하지만, 우리 신부들은 99%가 빌려 입어요. 자신의 몸에 완벽하게 맞추는 데 수입 브랜드 드레스는 한계가 있어요."
그는 비싼 드레스가 반드시 좋은 드레스는 아니라고도 했다. 그것은 물론 브랜드의 국적에 국한된 말은 아닐 것이다.
촬영협조 황재복 웨딩클래식.
■ 체형별 드레스 선택 요령
마른 신부는 꽉 조인 허리선과 주름이 많이 잡힌 스커트를 매치하는 것이 좋고 부분적으로 꽃 장식이 붙은 치마면 좋다. 퍼프 소매나 양 다리 형태의 풍성한 소매가 달린 드레스는 좀 더 여성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다. 원단도 너무 얇은 소재 보다는 조금은 부피감이 있는 소재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살이 찐 신부는 심플하면서도 허리선 범위를 한정시킨 풀 스커트를 입어야 날씬해 보인다. 또 목선 가까운 부분에 화려한 장식을 달면 굵은 허리와 커다란 엉덩이로 가는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다.
허리가 굵은 신부는 프린세스 라인 드레스가 좋다. 허리를 더 가늘게 보이게 하려면 허리쪽으로 내려오면서 V형 포인트를 주는 드레스를 고르거나 로우웨이스트 가운에 짧은 볼레로 재킷을 입는 것도 권할 만하다. 허리가 짧은 신부는 허리 옆선을 연장한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 원래 허리선을 보이게 하기 보다는 시선을 다른 쪽으로 유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허리선이 긴 신부는 가슴선 밑에서부터 스커트가 직접 떨어져 허리선을 강조하지 않는 엠파이어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키가 큰 신부는 뒤쪽 허리선에 다는 큰 리본 형태 장식은 피해야 한다. 가슴이 큰 신부는 어깨선이 드러난 드레스는 피해야 한다. 부드러운 레이스로 된 하이네크나 산둥실크 등으로 된 U자형 네크라인이 더 나은 선택이다. 스커트 위에 장식을 해줌으로써 시선을 아래쪽으로 끌러 내려주는 것도 한 방법이고 상체를 조금 노출을 시켜줌으로써 답답함을 없애는 것도 좋다. 가슴이 작은 신부는 작은 가슴패드를 달거나 속옷만 잘 갖춰 입어도 핸디캡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꽃이나 공단 리본등으로 장식된 V네크라인은 가슴을 강조하게 되므로 피해야 한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 허례허식 예단은 줄이고 신혼 시드머니는 늘려라!
신부집에서 신랑집에 돈 1,000만원과 이불 등을 보낸다. 신랑집은 사양을 표하다 선물은 받고 500만원을 신부집에 돌려보낸다. 반상기, 은수저, 핸드백, 밍크코트 등이 오가는 경우도 있다.
거칠게 표현한 한국 결혼문화 속 예단 주고받기 관행이다. 본래 전통혼례에서 신부측이 시댁에 처음 인사를 하면서 비단옷감 등을 선물로 건네면 시댁측이 답례를 하는 데서 비롯됐지만 이제 남은 것은 형식뿐, 정이 느껴지는 미풍양속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는 이 허례허식을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2009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비용은 1억7,542원이다. 집값 비중(72.5%ㆍ1억2,714원)으로 압도적으로 높지만, 혼수 8.1%(1,414만원) 결혼식 6%(1,053만원) 예단 5.3%(929만원) 예물 4.8%(837만원) 신혼여행 2.6%(454만원) 약혼식ㆍ함들이 0.8%(141만원) 비용도 5,000만원 가량 됐다.
시민단체인 무료결혼식 추진운동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리의 평균 결혼비용은 서양의 7~10배 수준이고, 동양의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3~5배 정도의 과소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불경기에 새 출발을 하는 신혼부부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라도 불필요한 예단비용부터 줄여야 할 때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랑신부의 불만순위 1위
예단을 주고받는 관행은 집안 분위기와 지역에 따라 그 양식이 달라 갈등이 빈발하기도 한다. 때로는 가족 중 누구에게 무엇을 보낼 것인가를 두고 다툼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이는 신랑측에서 기대하는 예단의 수준과 신부가 준비하는 예단의 수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2009년 선우가 신랑 신부 13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결혼을 준비하며 가장 갈등이 심했던 항목은 신혼집 마련(43건ㆍ33.1%) 예단(20건ㆍ15.4%) 예물(19건ㆍ14.6%)순으로 나타났다. 결혼한 부부들이 결혼의례에 지출한 비용 중 가장 거품이 많다고 생각한 항목도 예단(29.8%) 결혼식(26.1%) 예물 및 주택장만(각각 12.4%)순이었다.
이웅진 선우 대표는 "하자니 부담스럽고, 안 하자니 나중에 문제될까 봐 신경 쓰이는 게 예단"이라며 "예단 문제는 주로 주는 쪽과 받는 쪽의 이해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단, 어떻게 줄일까
전세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상황에서 "돈 없어서 결혼 못하겠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그렇다고 결혼을 안 할 수는 없는 일. 불필요한 비용은 최대한 줄이는 것이 상책이다. 예식장 비용과 혼수 비용을 최소화했다면 겉치레에 불과한 예단을 줄여 집 구하는 데 보태야 한다. 그러자면 신랑측의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제할 때부터 양가 가족을 자주 만나 친밀감을 높일 것, 예단을 줄여야 하는 이유를 가족들에게 납득시킬 것, 예단의 의미를 살린 신랑신부의 공동계좌를 만들 것 등이 권고된다. 이 대표는 "돈으로 주고받기보다는 정성이 담긴 선물과 편지로 대신하거나 공동명의의 통장을 만들어 알뜰하게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을 기억하라
결혼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선택과 집중이다. 웨딩 컨설턴트들은 신혼집 신혼여행 비용 등을 제외하고 3,000만원 내외를 결혼자금으로 본다면 혼수, 예단예물, 결혼준비(사진, 드레스, 메이크업 등) 항목 가운데 어떤 것에 방점을 찍을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권한다.
예산이 모자란다면 항목을 줄이는 대신 주요 항목에 과감히 투자하는 게 좋다. 항목별로 준비해야 할 구체적인 물품을 결정하고 세분화된 목록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 당장 필요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혼수 예물은 과감히 생략하고 두 사람이 관심 있는 품목에 투자하는 게 만족도가 높다.
혼수가 예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예비 부부라면 예물은 커플링으로 만족하고 남는 예산을 살림살이를 장만하는 데 쓸 수 있다. 여행에 목마른 커플이라면 이 돈을 신혼여행에 투자할 수도 있다.
9대 1의 법칙을 활용해 결혼준비 예산을 짜라는 것 역시 금언이다. 신랑신부의 판단에 따라 특정 항목에 돈을 많이 쓴 경우 모든 예산과 지출이 흔들릴 수 있다. 사전에 예산의 10% 정도는 예비비로 남겨둬 전체 지출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웨딩 플래너들은 혼수를 마련할 때는 사용을 자주하는 것인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지 등 현실적인 기준으로 선택하라고 권고한다. 스팀다리미, 청소기, 음식물처리기 등은 추천 혼수품목이지만 홈시어터, 화장품 냉장고, 전골팬 등은 비추천 혼수상품이다.
이성희 듀오웨드 웨딩컨설턴트는 "신랑신부가 사전에 충분히 의논해 예산의 범위를 책정해야 한다"며 "예비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 등 내적 요소와 저축금액, 대출 여부 등 외적 요소를 고려해 예산을 짜고 10% 정도의 예비비를 마련해야 알뜰한 결혼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음은 여유롭게
결혼을 준비하는 모든 예비 신랑신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후회 없는 결혼을 꿈꾼다. 하지만 결혼준비에서 대표적인 실수의 대부분은 한가지 기준과 원칙만을 적용하는 경우다.
웨딩 플래너들은 무조건 저렴한 것만 찾아 헤매다 후회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고 전했다. 결혼식 당일 메이크업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우중충한 얼굴의 신부가 되기도 한다.
웨딩 컨설턴트들은 특히 신혼여행 비용은 되도록 아끼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값싼 허니문 패키지를 택했다 예약했던 방이 아닌 곳에서 묵게 돼 기분을 망쳤다면 일생에 한 번뿐인 여행의 추억이 날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혼여행 짐을 속옷부터 겉옷까지 모두 새것으로 준비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믿을만한 여행사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방선윤 선우 글로벌 팀장은 "결혼은 저렴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결단과 선택에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하객을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신랑신부의 자기만족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을 당부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 무료 예식장… 혼수 공동구매… "1000만원으로 결혼했어요"
지난해 결혼한 김모씨(31)씨는 교회 예식장을 무료로 빌렸다. 1인당 3만원의 출장뷔페를 이용해 손님을 대접했다.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갔는데 자유여행을 하되 쿠폰과 신용카드 행사 등을 이용해 패키지 여행보다 50% 저렴하게 다녀왔다. 각고의 노력 끝에 김씨 부부는 결혼비용을 총 1,060만원에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평균 결혼비용 3,100만원의 3분의 1 수준에 식을 무사히 마친 셈이다.
예비 부부가 참고할 만한 알뜰 결혼 정보는 의외로 많다. 문제는 얼마나 유효한 정보를 많이 습득하고 남보다 빨리 움직이느냐다. 결혼정보회사의 웨딩플래너들을 만나 알뜰ㆍ이색 결혼 정보를 모았다.
▦예식장, 머리만 잘 쓰면 공짜
굳이 특급호텔에서 빛나는 예식을 할 필요가 없다면 값이 싸거나 아예 무료인 예식장을 고려해볼 만하다. 서울 강동구청을 비롯한 전국 각 구청, 구민회관, 복지관 등은 1인당 식대 3만원 정도에 출장뷔페를 제공하면서 강당 등을 결혼식 장소로 무료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과 남산 야외결혼식장 등도 야외 결혼식장을 무료로 제공한다.
각 대학 동문회관도 동문에 한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공무원, 교직원, 군인이라면 공제회관에서 예식을 저렴하게 치를 수 있다.
예식장 비수기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일반 예식홀 중에는 비수기인 7~8월, 1~2월에는 대관료를 받지 않고 식대만 받는 데도 많다.
조금 위험한 방법이긴 하지만 식이 임박해서 결혼식장을 잡는 방법도 있다. 예약했다가 취소된 자리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싸다.
예식장 결혼사진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고 생각해 20만원 내외의 아르바이트 비용을 주고 사진학과 대학생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다.
심미경 아이웨딩네트웍스 대리는 "웨딩홀을 선택할 때는 위치, 분위기, 음식의 질이나 서비스, 주차공간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주례 없는 이색 결혼장소도
본인이 원하는 장소를 직접 빌린 뒤 출장뷔페를 불러 모든 결혼진행을 스스로 하는 경우도 있다. 출장뷔페의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면 싼값에 개성 있는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식순을 스스로 짜고 꽃장식 등 부가적인 준비도 많기 때문에 힘은 든다.
서울 명동의 매직웨딩라루체는 주례 없이 사회자가 마술로 시작하는 결혼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식대 3만9,000원, 꽃장식 비용(150만원~) 등 비용은 감안해야 한다. 결혼식 도중에 천장을 열고 풍선을 날리며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이색 식장도 있다. 서울 목동의 스카이웨딩홀, 서울 자양동 해피데이 웨딩컨벤션 등이 그렇다.
하우스 웨딩도 요즘 인기를 끄는 결혼식 장소다. 서울 강남 일대에 산재한 하우스 웨딩은 뜰과 정원, 카페에서 식을 올리는 것으로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낸다. 하지만 공간이 협소해 손님이 200명 이상 되면 적당하지 않고 산만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선상결혼식도 제법 인기를 끌고 있다.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에 있는 마리나제페 선상웨딩의 경우 배를 빌리는 값이 400만원 내외고 음식값도 4만5,000원~7만8,000원으로 비싼 편이다.
이성희 듀오웨드 웨딩컨설턴트는 "요즘 유행하는 하우스 웨딩은 시간에 맞춰 빨리빨리 진행되는 기성 예식장과 달리 소박한 파티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면서도 "결혼식 자체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교통이 불편한 곳이 많은 것은 단점"이라고 말했다.
▦초절약 혼수 장만하기
집안 살림살이를 준비하는 것 역시 결혼식 준비에서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다. 앞서 소개한 김씨 커플은 가구 만들기 매장에서 직접 가구를 만들어 시중가격보다 60% 정도 저렴한 비용으로 새살림을 차렸다. 신혼집에 필요한 가전제품은 각 매장의 전시용품을 30~40% 싸게 구입했다. 예물은 커플링으로 대신하고 예단은 서로 주고받지 않기로 했다.
가장 대표적인 혼수 상품 3종 세트는 냉장고, TV, 세탁기인데 신혼부부만을 대상으로 한 가격비교 사이트의 공동구매를 이용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결혼박람회에 나온 가전업체들이 이들 세가지 품목을 싼값에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김씨는 결혼 전에 살던 자취방의 커피포트나 드라이어 등을 신혼집에 옮겨와 비용을 신혼살림 장만 비용을 절약하기도 했다. 가전제품 전문매장들도 신혼품목을 한 상표로 구매할 경우 할인해주고 기획상품 묶음도 수시로 출시된다. 방선윤 선우 글로벌팀 팀장은 "가구를 구입할 때는 꼭 세트로 구색을 맞추기보다는 색깔이나 재질 등을 맞춰 필요한 품목만 구입하는 신혼부부가 많다"며 "구입 품목 리스트를 작성해 쇼핑을 하는 게 요령"이라고 말했다.
▦정보는 어디서 얻나
예식을 준비하다 싸우는 예비 신랑신부의 모습은 알콩달콩한 연인의 모습을 상징하기도 한다. 하지만 벽에 부딪혀 사랑에 금이 갈 정도라면 전문가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많은 웨딩 컨설팅 회사들은 업체와의 계약으로 예식장 꽃꽂이나 스튜디오 사진 촬영, 메이크업, 미용 등을 보다 싼값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이 시장을 넓혀가면서 결혼상품의 평균 비용이 더 올라갔다는 시각도 있다.
웨딩 컨설턴트를 믿지 못하겠다면 인터넷을 활용해 경험자들의 조언을 듣는 것도 방법이다. 무료결혼식추진운동본(www.mooryowedding.or.kr) 무료결혼지원센터(www.wedding119.kr)는 캠페인 차원에서 무료 결혼식을 지원하기도 한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있는 레테, 웨프, 레몬테라스 등의 커뮤니티에서 결혼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물론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정보여서 객관성이 부족하거나 소위 '업자'들이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한 마디로 정답은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다들, 가장 중요한 혼수 품목은 사랑이라고 말하나 보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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