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가장 낭만적이고 신비로운 땅은 어디일까. 사랑하는 이들이 그 사랑의 결실을 누구보다 아름답게 그려내고픈 낙원의 땅 말이다. 전 세계 휴양지중 최고의 신혼여행지라 할 수 있는 5곳을 소개한다. 보라보라 모리셔스 몰디브 뉴칼레도니아 하와이다.
하와이
하와이의 중심은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다. 하와이 전체 인구의 80%가 사는 곳이다. 하와이의 섬들을 제대로 구경하는 방법은 해안 일주도로를 타고 떠나는 드라이브다. 오아후 구경은 와이키키 해변에서 시작된다. 와이키키에서 이 섬의 상징 분화구인 다이아몬드 헤드를 지나 달리면 하나우마베이 공원이다. 초승달 곡선 모양의 바닷속은 산호초와 각종 열대어로 화려한 빛을 뿜는다. 세계적인 스노클링 명소다.
오아후 섬의 이웃인 마우이섬도 신혼여행에 어울리는 곳이다. 빅아일랜드에 이어 하와이에서 두번째로 큰 섬이다. 섬의 중심엔 거대한 화산인 할레아칼라(해발 3,030m)가 있다. 정상엔 뉴욕의 맨해튼을 품을 수 있는 커다란 분화구가 있다. 이 분화구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장관이다. 마우이의 이아오 계곡은 '태평양의 요세미티'라 불리는 청정 계곡. 마우이 서안의 카나팔리 해변에는 고급 호텔들이 밀집한 리조트 지구다. 바다 건너 라나이 섬으로 지는 석양이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곳이다.
일본지진, 원전사고로 인한 걱정은 덜 해도 될 것 같다. 하와이 관광청은 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의 발표를 인용, 방사성 물질이 돌풍을 따라 움직여도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하와이 미서부 등에 방사능이 퍼질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전했다. 많은 여행사들이 하와이 허니문 상품을 취급한다. 하와이관광청 www.gohawaii.or.kr
몰디브
인도양의 한복판. 보석 같은 작은 섬 1,190개가 점점이 잇고 있는 나라 몰디브. '인도양의 꽃'으로 불리는 최적의 휴양지다. 각 섬들은 산호초가 두르고 있다. 산호 가루가 하얗게 부서져 바다 속에 잠기면 바다 물빛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들어 낸다. 몰디브의 리조트들은 섬 하나씩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리조트가 80여 개다.
리조트가 들어선 섬도 좋지만 리조트에서 주변의 모래로만 이뤄진 섬으로 보트를 타고 떠나는 호핑투어가 매력적이다. 바다 속에서 푸른 조명을 밝힌 듯 모래섬 주변의 물은 녹색의 형광빛이다. 티끌 하나 없는 맑디 맑은 하늘에서 태양이 작열한다. 귓볼을 스치는 바람과 물, 산호가 부서져 만든 새하얀 모래. 햇볕 쏟아지는 소리와 잔잔히 일렁이는 물결 소리 말고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자신도 몰랐던 가슴 속 또 다른 엔진에 발동이 걸린 듯 온몸이 떨려오는 감흥이 인다.
모리셔스
아프리카에 속한 모리셔스는 인도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다. 제주도와 비슷한 크기의 동그란 모양의 섬 주위를 중간중간 산호띠를 두른 아름다운 바다가 감싸고, 내륙은 삐죽 솟은 기암괴석의 봉우리들이 이룬 산자락과 사탕수수가 뒤덮은 너른 평원이다.
고운 바다를 끼고 고급 리조트가 늘어서 있다. 섬을 둘러싼 전체 해변이 리조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의 동쪽 투르도두스(Trou d'Eau Douce)와 벨르마르(Belle Mare)도 고급 리조트가 빼곡하게 들어선 아름다운 해변이다. 아프리카와 동남아 풍이 적절히 섞인 세계 최고급 리조트들은 품격 높은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르투스록 리조트 앞의 섬 일로세르는 모리셔스에서도 태양빛이 가장 눈부시게 비추는 곳이다. 모두투어의 모리셔스 신혼여행 상품은 250만~300만원. 1544-5252
타히티와 보라보라
타히티는 나라 이름이 아니다. 정식 국명은 프렌치 폴리네시아. 남태평양의 섬들 중 프랑스령인 118개의 섬을 총괄해 부른다. 그 중 중심이 되는 섬이 타히티다. 프렌치 폴리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은 타히티에서 50분 정도 비행기로 날아가야 닿는 보라보라다. 지구상의 가장 매혹적인 바다에 안겨 있는 섬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보라보라의 풍경은 꿈에서도 그려낼 수 없을 만큼 경이롭다. 짙은 쪽빛 바다 한복판에 산호띠인 리프(Reef)가 커다란 원을 이뤘고, 그 안에 연둣빛 바다가 펼쳐지고, 한가운데에 뾰족한 봉우리의 화산섬이 우뚝 솟아 있다. 세계 유명 리조트 체인들은 이 지상낙원에 앞다퉈 들어와 경쟁을 벌인다. 옥색의 바다 위에 기하학적 무늬를 그리고 늘어선 수상 방갈로들이 꿈을 현실화하는 공간들이다. 미국이나 유럽인들이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손꼽는 곳이 바로 보라보라다.
신혼여행 상품으론 타히티섬 1박+보라보라 3박이 가장 인기 있고 타히티 1박+모레아 3박도 많이 찾는다. 총 6일 일정으로 룸타입에 따라 일인당 300만원대 중반에서 400만원대 초반까지. 단 6일 일정에 맞추기 위해선 월요일 출국해야 한다. 결혼식이 토요일일 경우 한국이나 경유지인 일본에서 2박을 보내야 한다. 투어타히티 (02)773-9009
뉴칼레도니아
천물?가장 가까운 곳이라는 뉴칼레도니아의 수도는 누메아다. 뉴칼레도니아에서 손에 꼽는 관광지 2곳은 본섬에서 비행기로 20분 거리인 일데팽 섬과, 본섬에서 페리(45분)로 떠나는 아메데 섬이다.
일데팽은 소나무 섬이란 이름답게 야자수보다 열대지방에서 보기 드문 침엽수인 소나무가 더 많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곳이다. 4km에 걸쳐 펼쳐진 쿠토 해변은 밀가루처럼 하얀 모래가 아름답고, 두 바닷물이 만나는 카누메라 해변은 해변가에 우뚝 솟은 바위가 이색적이다. 일데팽의 하이라이트는 오로베이의 자연풀장(natural pool). 일데팽 최고의 스노클링 포인트다.
아메데 섬은 한나절 유쾌한 피크닉을 떠나는 곳이다. 섬 중앙에는 150년 된 하얀 등대가 서 있다. 247개의 계단을 힘겹게 오르면 섬을 둘러싼 남태평양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피크닉 나온 나들이객 중 물안경을 쓴 이들은 산호의 바다로 뛰어들고 토플리스 미녀들은 부끄럼 없이 드러누워 햇덩이를 껴안는다.
뉴칼레도니아 기본 허니문 상품은 4박 6일 일정. 가격은 1인당 200만~250만원 정도. 뉴칼레도니아관광청과 에어칼린은 허니문 여행객에 한해 식비(1인당 두 끼)를 지원한다.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www.new-caledonia.co.kr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신혼여행으로 알프스 하이킹, 지중해 크루즈, 아프리카 사파리는 어때요?
신혼여행은 이제 막 혼인을 서약한 커플들이 떠나는 둘 만의 여행이고, 서로의 가족과 떨어져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첫 의식이다. 그래서 더욱 고민해서 고르고 조금은 무리를 해가면서도 더 좋은 여행지를 찾게 된다.
하나투어에 물어보니 신혼여행지로 푸켓 발리 보라카이 등 전형적인 동남아 휴양지들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최근엔 하와이나 유럽 쪽이 강세라고 한다. 예전보다 신혼여행에 들이는 비용도 많아졌다. 여행사측은 "달라진 성풍속도로 동남아는 이미 연애할 때 가본 커플이 많기도 하고 또 동남아는 결혼 이후에도 쉽게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먼 거리를 찾는 커플이 늘었다"고 했다.
특별한 테마로 신혼여행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등의 걷기여행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라면 스위스에서의 낭만 하이킹 신혼여행을 추천한다. 스위스 관광청이 추천하는 알프스 하이킹 코스는 루체른 인근의 리기산 일대와 체르마트 호숫길이다. 하이킹의 파라다이스란 리기 산에는 100km에 달하는 산책로가 있어 우아한 자태의 산과 호수의 풍경을 하이킹을 통해 즐길 수 있다. 리기산의 대표적인 하이킹 코스는 쿨름휘테(4시간 30분 소요), 제베그(2~3시간), 슈타펠훼에(1시간 30분), 정상 하이킹(1시간 30분) 등이다. 체르마트 주변의 코스에선 해발 2,571m의 블라우헤르드에서 시작해 세 개의 아름다운 호수를 지나 리펠알프까지 가는 하이킹 루트를 추천한다.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크루즈 여행도 색다른 신혼여행이다. 로얄캐리비언크루즈에 따르면 신혼여행 크루즈 코스로는 지중해 쪽이 가장 선호되고 다음은 카리브해다. 7박8일 일정의 서부지중해의 경우 바르셀로나를 출발해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를 경유한다.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를 돌아보는 동부지중해코스도 인기다.
크루즈에서의 1박은 150달러 정도. 기항지까지 가는 항공료와 기항지에서의 숙박료 등은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크루즈의 매력은 여행지를 이동하면서 배 안에서 리조트급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루하게 방 안에서만 있을 필요가 없다. 식사를 포함해 공연, 퍼레이드, 수영, 피트니스 등 승선료에 포함된 모든 것들을 추가 부담 없이 즐기면 된다. 스파와 카지노, 술값만 예외이니 즐길수록 이익이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 www.rccl.kr, 스타크루즈 www.starcruisekorea.com
아프리카로 떠나는 신혼여행은 어떤가. 야생의 초원에서 사파리를 즐기며 신혼의 추억을 쌓는 여행이다. 국립공원이나 사설 보호구역에서 사파리를 즐길 수 있다. 사파리는 보통 초원의 숙소인 로지에서 묵으며 진행된다. 따로 울타리를 두르지 않은 각 로지는 10개 안팎의 객실을 가지고 있는데 객실은 초지 위에 방갈로 형태로 하나씩 떨어져 있다. 낮에는 동물들이 접근하지 않아 안전한 편이지만 해가 지면 객실에서 나와 식당 등을 오고 갈 때 로지 직원의 경호를 받아야 한다. 로지 방갈로의 방문을 열면 바로 대자연이기 때문이다. 사자가 방문을 긁고 기린이 창문 안으로 긴 목을 들이밀 수도 있는 환경이다. 한 밤 방에서 굳이 나올 필요가 없는 신혼부부들에겐 딱 어울리는 공간이다.
사파리는 아침 해 뜰 때와 저녁 해질 때만 진행된다. 나머지 시간은 로지의 수영장 등에서 편안한 아프리카의 여유를 즐기면 된다. 로지의 시설과 음식은 최고급으로 전혀 불편하지 않다.
남아공의 케이프타운과 선시티 혹은 엔타베니에서의 사파리 등을 엮은 상품이 신혼여행객들에게 적당하다. 케이프타운에서 2~3박, 사파리 로지에서 2박을 하는 일정이다. 총 7일 일정에 일인당 300만원대 후반 정도. 인터아프리카 (02)775-7756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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