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자전거로 출발한 기아차가 완성차 수출 1,000만대 고지에 올랐다. 특히 500만대 돌파 후 불과 6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 고속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기아차는 경기도 평택항에서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협력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 1,000만대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최선을 다한 임직원들과 전세계 고객들 덕분"이라며 "국가경제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아차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50년대 삼천리자전거, 1960년대 삼륜 트럭을 생산했던 당시 기아산업은 1970년 경기 시흥시 소하리 공장을 완공, 본격적으로 완성차 생산에 들어갔다. 1975년 최초로 카타르에 수출한 브리사 픽업 10대도 이때 만들어 진 것이다. 이후 1980년대와 90년대 봉고와 프라이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1995년에는 누적 수출 100만대를 돌파했다.
기아차는 1998년 현대차와 함병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누적 수출 규모만 보더라도 1998년 180여만대에서 2005년에는 누적수출 500만대 돌파했다. 이후 불과 6년 만에 500만대를 추가로 수출했다. 경이적인 성장 속도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고속 성장의 요인으로는 현대차와의 기술 공유뿐 아니라 디자인 혁신도 꼽히고 있다. 2005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당시 기아차 사장)이 전격적으로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한 것. 이후 기아차는 박스카인 쏘울과 준대형 K7, 중형 K5 등을 내놓으며 국내외에서 '달라졌다'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K5는 지난해 국내 월간 판매에서는 10년간 왕좌를 지켜오던 현대차의 아성을 깨기도 했다. 기아차의 질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아차는 올해 K5를 본격 수출, 세계 무대에서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모닝(76만4,453대), 프라이드(74만7,554대), 쏘렌토(65만6,446대) 등 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 수출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 아직 초기지만 반응은 긍정적이다. K5의 생산물량이 수출물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빠르면 올 9월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K5를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기아차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수출 100만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현대차와의 차별성을 어떻게 가져 가느냐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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