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조직력 강점… 업무 추진은 소극적"
경쟁은행들이 꼽은 우리은행의 최대 장점도 역시 기업금융 노하우. 단순히 대기업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뿐 아니라 구성원들이 대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른바 '관계형 금융'의 장점이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우리은행 사람들이 대기업 영업을 할 때 보면 특별히 독특한 상품을 개발하거나 금융혜택을 많이 주는 것은 아닌데도 기업이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실행해 고객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면 영업에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도 있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우리은행이 타행보다 영업활동에 쓸 수 있는 비용이 적다 보니 현장에서 발로 뛰며 고객을 만나는 대면 영업에 강한 측면이 잇다"고 말했다.
높은 자긍심을 바탕으로 한 맨파워도 장점으로 꼽혔다. 과거 '메이저'은행이었던 상업ㆍ한일은행에 뿌리를 뒀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높다는 것.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 위기를 두 번이나 겪으면서 임금 수준과 복리후생 등이 많이 낮아졌지만 조직원들의 이탈이 거의 없을 정도로 끈끈한 조직력이 강점"고 평가했다.
하지만 역시 대주주가 정부이다 보니 지배구조 문제가 제기됐다. 경영 상 강하게 치고 나가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 또 정부가 임명하는 CEO가 너무 자주 바뀌어 일관성이 없고 조조직 자체가 '바람'을 타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거 상업은행이나 한일은행 시절에 비해 정부가 주인이 된 후 우리은행이 업무추진에 소극적이고, 문화도 다소는 관료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CEO가 자주 바뀌는 것은 단기 성과 위주의 경영이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또 다른 은행관계자는 "과거 CEO시절에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렸던 것이 이번 금융위기에 커다란 부실로 나타났던 것으로 안다"면서 "임기가 짧은 CEO가 단기성과를 추구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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