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다른 보상 방안 모색
삼성전자의 옴니아 스마트폰 보상 문제에 대해 이통사가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2008년에 출시된 옴니아폰과 2009년 10월에 나온 옴니아2폰은 삼성전자가 처음 내놓은 스마트폰이었으나 오작동과 불편한 이용자 환경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삼성전자에 옴니아 보상 판매를 해줄 수 없다고 명확하게 통보했다. 이유는 공정거래 문제 등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옴니아 보상 판매에 걸린 법적 문제는 2가지다. 우선, 옴니아폰 구입자들만 보상 판매를 해주면 다른 휴대폰 구입자들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게 되며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을 차별하는 행위에 해당된다. 또 옴니아폰 구입자들이 교환 받을 수 있는 폰을 삼성전자의 갤럭시S폰으로 한정 짓는 것도 다른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셈이어서 마찬가지로 이용자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옴니아폰만 파는 것이 아니어서 다른 휴대폰 이용자들도 똑같은 보상판매를 요구하면 할 말이 없다"며 "삼성전자에 보상 판매를 해주기 힘들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고객 차별 요소가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SK텔레콤하고만 옴니아폰 보상 판매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나 KT, LG유플러스에도 옴니아폰 가입자가 있다. 그만큼 타사 가입자에게도 보상 판매를 적용해야 고객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70만명의 옴니아폰 구입자 가운데 SK텔레콤 가입자가 60만명이어서 주도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옴니아폰 보상과 관련해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보상 비용을 부담하되 할부 위약금만 SK텔레콤에서 처리해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즉 옴니아폰 구입자 가운데 아직 단말기 할부금 납부 기간이 남아 있으면 이를 새로 구입하는 갤럭시S 할부 금으로 넘기는 방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보상 판매와 관련해 할부 위약금 이월 등 어떤 처리를 하게 되면 모두 공정 거래 위반에 해당한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특히 이통사들은 이 같은 보상 판매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옴니아폰에 결함이 있긴 했지만 한 번 판매한 제품을 이통사에서 신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것이 말이 되냐"며 "이렇게 되면 매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보상 판매가 거론될 수 밖에 없어 전례를 남기는 것은 문제"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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