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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변수'…분당을 재보선 빅매치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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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변수'…분당을 재보선 빅매치 무산되나

입력
2011.03.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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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운찬 전 총리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빅매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른바 ‘신정아 변수’로 인해 한나라당이 정 전 총리를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도 손 대표 측근이 “대표를 흔들어선 안 된다”면서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 불가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출마 카드를 접은 것은 아니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한나라 "鄭 떼자"…일부선 여지 남기기도

여권이 정운찬 전 총리를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여권 핵심부는 본인의 불출마 의사에도 불구하고 정 전 총리 전략공천 여지를 남겨뒀지만 갑작스런 '신정아 변수'로 인해 상당히 부담을 느끼게 됐다. 일부에선 "정 전 총리 전략공천 카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나왔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23일 정 전 총리 전략공천 여부에 대한 질문에 "(상황이) 고약해졌다"며 "당 입장에서는 후보의 경쟁력을 고민하는 것인데 이번 사태는 정 전 총리의 경쟁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당직자는 "솔직히 정 전 총리 전략공천은 이제 어려워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아씨가 전날 펴낸 책에서 주장한 내용이 일방적인 것이라 해도 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씨는 책에서 정 전 총리가 자신에게 서울대 미술관장직을 제의하고, 밤에 불러내는 등 부도덕적 언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최고위원은 "신씨 주장의 진위 여부를 떠나 정 전 총리에 대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어서 전략공천은 이제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 영입론에 애초부터 반대한 지도부 인사들도 있었고 논란이 됐던 점을 감안하면, 신정아 변수로 인해 영입이 더욱 힘들어진 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전략공천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기도 그렇다. 여권 관계자는 "여론을 좀 두고 봐야 한다"며 "이번 건의 경우 신씨가 일방적으로 상황을 과장한 측면이 있는 만큼 정 전 총리가 결정적 타격을 받을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책 출판 과정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때문에 정 전 총리 본인이 어떻게 이번 사태를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정 전 총리의 동반성장위원장직 거취 문제에 대해 "어제(22일) 말씀 드린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가 계속 맡아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 달라진 게 없다는 취지다. 청와대로선 신정아 변수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않겠다는 뜻도 읽힌다. 다만 여론 추이는 지켜볼 것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 민주 "孫 내밀자"… 孫 대표는 고민 여전

정운찬 전 총리가 한나라당 후보로 분당을에 출마할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빅매치 성사론'의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손 대표의 측근이 23일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 불가론을 제시했으나 손 대표의 속사정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재보선 전체 판세가 불리해질 경우 손 대표가 직접 출사표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의 특보단 간사인 신학용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당 일각에서 제기된 손 대표 차출론에 맞서 '4대 출마 불가론'을 제시했다. 그는 ▦ '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리는 지역 특성상 진보진영 승리 사례가 없고 ▦ 저조한 투표율 속에 관권ㆍ조직 선거가 현실화하면 승리 가능성이 전무하며 ▦당 대표로서 재보선 전체를 총괄해야 하고 ▦ 출마 권유는 흔들기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들어 "당 일각에서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영 대변인은 "손 대표와 조율한 내용이 아니며 개인적 충정 차원에서 나온 조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 대변인은 "재보궐선거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당을 위해서 어떤 일에도 몸을 사리지 않겠다는 것이 손 대표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당내에서 출마 요구가 거셀 경우 손 대표가 마냥 거절할 수도 없다"며 오히려 손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손 대표의 핵심 측근들은 손 대표가 강원지사 선거와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의 불안한 분위기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악의 경우 두 지역의 판세가 불리해지면 손 대표가 분당을에 출마해 1승이라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손 대표는 김해을 야권 단일후보 결정 이후로 자신의 출마 여부 결심을 미뤄 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분당을의 대안 후보로 거론되는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등이 모두 필승카드가 아니라는 점도 손 대표의 최종 결심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비주류의 문학진 의원이 전날 "손 대표는 누가 상대가 되든 분당을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출마를 요구한 데 이어 이종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손 대표가 큰 모험을 해서라도 당을 위한 헌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청들이 있다" 고 말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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