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이냐, 수입대체냐를 놓고 논란이 많았던 K2흑표전차의 파워팩(엔진+변속기) 생산방식이 예정대로 국내업체가 개발하는 것으로 잠정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23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초도 전력화 시기를 2012년에서 2013년으로 늦춰 국산 파워팩을 예정대로 적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다만 “초도 생산분(100대)에 대한 파워팩 적용은 올해 10월 개발시험 평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2012년 3월 중간점검 결과 중대한 결함이 발생할 경우 해외도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2전차는 미래전에 대비한 육군의 차기 주력전차로 1995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07년 시제품이 완성됐다. 하지만 핵심부품인 파워팩의 국산개발이 계속 지연되면서 독일제품을 수입해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 현재 88개 성능평가항목 중 70개만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국산 적용으로 결론을 내린 결정적 이유는 비용이었다. 정부와 관련 업체는 이미 파워팩 개발에 1,200억원을 쏟아 부었다. 또한 국산화가 좌절될 경우 터키와 체결한 4억달러 규모의 기술이전수출계약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K2는 대당 70억여원으로 핵심부품인 파워팩의 가격은 11억원에 달하지만 독일제 파워팩은 16억원으로 대당 5억원이 비싸다. 군은 200여대의 K2전차를 도입할 계획이어서 모두 수입으로 대체할 경우 1,000억원의 비용이 더 드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조기 전력화를 원하는 군의 요구도 중요하지만 외화낭비 등의 비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종합적인 검토 결과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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