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살던 한센촌 마을이 무허가 공장촌에서 친환경 섬유 특화산업단지로 변신하기 위한 첫 삽을 떴다.
경기도는 22일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영우 국회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 포천시 신북면 신평3리 일명 '한센촌'에서 신평 산업단지 기공식을 가졌다. 도는 48만5,000㎡ 부지에 1,831억원을 투입해 2013년까지 산업단지를 완공할 계획이다.
단지에는 기존 섬유 업체는 물론이고 포천에 흩어져 있던 섬유, 피혁 등 53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도는 별도로 1,160억원을 들여 폐수 종말처리 시설, 진입ㆍ단지내 도로, 공업 용수 시설 등 기반 시설을 조성한다.
서장원 포천시장은 "이번 산업단지 조성을 계기로 전국 1,000여 개의 섬유공장을 네트워크로 연결, 다품종 단납품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원사에서 편직, 염색에 이르기는 원스텝 시스템을 갖춰 섬유도시로의 발판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도와 시는 산업단지가 완공되는 2013년에는 1,000여 개의 관련 일자리가 생기고 3,000여명의 인구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써 도는 신평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양주 섬유종합지원센터(2만3,700㎡, 494억원), 동두천 봉제 지식센터(3,933㎡, 185억원), 연천 산업단지(18만8,000㎡, 600억원)에 이르는 일명 '양-포-동-연' 실크밸리 구축을 위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도는 2013년까지 양포동연 실크밸리를 완성 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는 섬유산업의 해외 마케팅 지원을 위해 내달 중 미국 LA FACE 상가에 'LA 경기섬유마케팅센터'를 개소하기로 했다. 도는 전국 섬유제품 수출의 약 59%, 편직물(니트) 제품의 83%를 수출하고 있고, 고급니트(스포츠ㆍ레저 웨어) 세계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본래 신평 산업단지 일대는 한센병 환자들이 사회적 냉대를 피해 이주해 와서 축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해가던 곳이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불황으로 축사가 염색 공장으로 불법 개조됐고, 이후 무허가 업체 40여 곳이 난립하면서 한탕강 지류인 포천천의 수질 오염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경기도의 단속과 고발, 그리고 한센인들의 반발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 됐지만 양 측의 감정만 격화됐을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도는 합법적인 산업단지를 조성해 무허가 업체들을 입주시키는 방안을 고안해 냈고, 환경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 2009년부터 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돼 왔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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