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가 악화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의 공사 현장에 무장한 리비아인들이 잇따라 난입하는 등 잔류 국민의 안전이 다시 위협받고 있다.
21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우리 기업 S건설 사무실에 총기를 휴대한 무장강도 3명이 들이닥쳐 2,500달러 상당의 현금을 탈취해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같은 날 새벽, 트리폴리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 D건설 현장에 총기를 든 4명의 무장 강도가 난입해 현장 숙소에 있던 차량 2대를 탈취하려 했다. 이들은 자동차 열쇠가 없어 차량 문이 열리지 않자 그대로 도주했다.
무장한 현지인들이 건설 현장에 다시 난입한 것은 지난달 17~20일 수백여명이 공사 현장과 근로자 숙소를 습격한 이후 거의 한달 만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지지자들에게 총기가 지급되면서 리비아 치안이 극도로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무장강도들은 돈을 노리고 있어 금품을 내주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현지에 머물러온 우리 국민 5명이 최근 이집트 등 인접국으로 대피하면서 현재 리비아에 잔류한 우리 국민은 113명으로 줄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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