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돕고 있지 않느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ㆍ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지원할 것인지를 묻자 친박계 중진의원이 22일 내놓은 답이다. 박 전 대표가 당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 고문을 맡고, 15일 춘천에서 열린 특위 발대식에 참석한 것에 대해 이미 '선거를 돕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정치적 의미를 담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강원 행(行)과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활동을 유권자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이것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도지사 예비후보 합동 연설회를 겸해 29일 강릉에서 열리는 특위 행사에도 참석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선거의 여왕'처럼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선거 지역을 누비며 지원 유세를 하거나 선거와 관련한 언급을 하는 등 적극적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박 전 대표는 특위 행사에 한두 번쯤 더 모습을 드러내 '무언(無言)의 유세'를 할 가능성이 크다. 한 친박계 의원은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하는 것'이란 원칙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무리이고, 예비후보들에 대한 평판과 선거 전망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가 당의 선거 지원 요청을 냉정하게 거절했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를 놓고 박 전 대표가 내년 대선에서 이기려면 현정권 들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린 강원 민심을 되돌려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한 측근은 "수도권에서 취약한 박 전 대표로선 영남과 충청, 강원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 지면 '강원=야도(野道)'라는 구도를 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어 "주변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강원 선거를 도와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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