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 단지에 학원형 불법과외방을 차려놓고 학생 1인당 매달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의 교습비를 받아 온 강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무등록 학원 형태의 고액 과외방을 운영해온 강사 16명을 적발해 서울 수서경찰서에 학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강남 대치동 학원가 유명 강사 출신인 오모(35)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모 고급아파트에 47평형 1채, 30평형 2채를 빌려 거실에 독서실용 책상 등을 비치해 놓고 불법 과외방을 운영하다 적발됐다.
이 3군데 과외방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서로 다른 동에 흩어져 있었으며, 오씨 주도로 이 과외방에서 일한 강사는 모두 15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강남 대치동 학원가 강사 출신이거나 갓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라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오씨 등은 고교생 재수생 등을 대상으로 90분씩 매달 8회 수업을 하고 수학은 월 170만원, 언어 영어 사회ㆍ과학탐구 등은 월 100만원씩 받았다. 학생들은 독서실용 책상을 이용하는 대가, 즉 관리비 명목으로 월 100만원을 추가 지불했다.
지난해 5월부터 이 과외방에서 수리1과 수리2 과정 등 모두 7과목을 배운 고교생 A군의 경우, 수학 2과목 교습비 340만원, 기타 과목 교습비 500만원, 관리비 100만원 등 한 달에 총 94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습 받은 전체 학생의 규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적발 당시 과외방 현장에 있었던 학생 수만 30여명에 이른다.
학생들이 많이 오가고 늘 시끄러워 불법 과외를 하는 것 같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국세청 경찰 등과 함께 과외방 현장을 적발했으며, 10월 국세청에 오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의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학원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편법 고액과외 적발 활동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