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게 시를 전공하는 젊은 시인 이재성군은 이번 학기에 휴학을 하고 원양어선을 타기로 했다. 그는 5월 말 원양 봉수망 창진305호(450톤)를 타고 부산항에서 북태평양으로 출항할 것이다. 305호 이윤길 선장과 이 시인의 아버지와 만나 대화가 있었고, 이 선장과 이군의 만남도 있었다. 그 자리에 나도 함께해 이군에게 선장께 큰절을 올리도록 했다. 이군이 바다로 나가면 선장이 그의 어버이며 지도교수다. 갓 등단한 시인이지만 바다만큼 넓은 꿈을 가진 이군이 원양어선을 타고 대양을 경험하러 가겠다는, 그 경험으로 해양문학가가 되겠다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해군 수병으로 복무한 경험이 도움이 되겠지만 신천지에 도전하는 젊음이 부럽다. 앞으로 이군은 출국을 위해 여권을 발급받아야 하며 바다로 나가기 위해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흔히 ‘Seaman Book'이라 불리는 선원수첩도 받아야 한다. 이군의 직책은 3등 항해사. 물론 정식 면허가 아닌, 젊은 시인에게 선장시인이며 소설가인 이윤길 선장이 내리는 명예직이다. 자리가 명예직이라고 해서 쉬는 자리는 아니다. 이군의 37명과 동고동락을 하며 1,000톤이 넘는 어획고를 올리기 위해 피와 땀을 흘려야 할 것이다. 때로는 눈물을 훔쳐야 할 것이다. 그 피와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그의 시가 될 것이라 믿는다. 3항사 파이팅!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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