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23). 남자 프로테니스(ATP)에서 라파엘 나달(24ㆍ랭킹1위)과 로저 페더러(29ㆍ2위)의 양강구도에 막혀 '넘버 3'에 머물러 있던 이름이다.
그랜드슬램 타이틀과 ATP 1000대회 우승컵은 거의 나달과 페더러의 몫이었다. 조코비치는 이들의 부진을 틈타 '이삭줍기' 하듯 타이틀을 가져갔을 뿐 준결승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조코비치가 따낸 4대 그랜드슬램(2개)과 ATP투어 타이틀(21개)을 나달(9개-43개)과 페더러(16개-67개)의 것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랬던 조코비치가 올 시즌 18연승의 무패 가도를 질주 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합하면 20연승이다. 조코비치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올 시즌 첫 ATP 1000 타이틀인 인디언웰스 대회에서 나달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2-1(4-6 6-3 6-2) 역전승을 거두고 2008년 이 대회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조코비치의 통산 6번째 ATP 1000 타이틀.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역시 2-1로 따돌리고 이날 결승에서 나달 마저 잠재운 조코비치는 랭킹 포인트 1,000점을 획득해 페더러를 3위로 밀어내고 랭킹 2위 자리도 꿰찼다. 조코비치는 또 니콜라이 다비덴코, 다비드 날반디안에 이어 같은 해 나달과 페더러를 모두 꺾은 3번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페더러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US오픈 준결승을 포함 5번 맞붙어 4승1패를 기록해, 페더러의 천적으로 떠올라 향후 남자테니스의 판도를 뒤흔들 중추로 부상했다.
승기는 나달이 먼저 잡았다. 나달은 화려한 네트플레이를 선보이며 첫 세트 3-3에서 상대서브를 브레이크, 6-4로 따냈다. 나달은 그러나 2세트 3-3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내주며 흔들렸다. 나달은 3-4에서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수 차례 듀스까지 끌고 갔으나 마지막 결정구를 꽂아 넣지는 못했다. 이후부터는 조코비치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2세트를 6-3으로 따낸 조코비치는 3세트 들어 나달의 서브게임을 잇달아 브레이크 하면서 4-0까지 앞서나간 끝에 6-2 완승을 거뒀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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