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전 국세청장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21일 한 전 청장의 연임 로비 의혹 등을 제기한 안원구(수감중) 전 국세청 국장을 불러 한 전 청장과 대질신문을 벌였다. 두 사람이 대질조사를 받기는 처음으로, 검찰은 양측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을 중심으로 영상녹화실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인사청탁 명목으로 그림 ‘학동마을’을 전달했다는 이른바 ‘그림 로비’ 의혹과, 안 전 국장이 폭로한 한 전 청장의 개인비리 의혹 등에 대한 양측 주장을 들었다.
한편 검찰은 한 전 청장이 2년여 미국에 체류하면서 국내 기업 7~8곳에서 자문료 조로 4억여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해당 기업 가운데는 대기업 2~3곳도 포함돼 있으며 나머지는 주류 관련 중소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부 국세청 직원들이 한 전 청장의 미국 체재비 마련을 위해 기업들에 자문료를 내도록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미 해당 기업 임직원과 한 전 청장에게 자문료를 전달하는 데 개입한 국세청 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한 전 청장은 이에 대해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기업에 30~40페이지에 달하는 연구보고서를 서너 편 제출하고 정상적으로 받은 전형적인 자문료”라고 해명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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