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 생산된 농축산물과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안전 기준치에 최고 27배나 초과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식음료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또 유용한 대처법 등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_현재 일본 식음료의 오염 정도는 얼마나 위험한 수준인가.
"일본 정부가 전국 47개 현의 수돗물과 원전 인근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을 조사한 결과 원전 남쪽 이바라키(茨城)현서 재배된 시금치에서 기준치(㎏당 2,000베크렐ㆍ㏃)의 27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와 기준치(㎏당 500㏃) 4배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밖에 인근 지역의 쑥갓, 카놀라, 우유, 수돗물 등에서 기준치를 넘는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 베크렐은 방사성물질이 1초 동안 방출하는 방사선량을 뜻하는 단위다."
_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ㆍ음료를 먹으면 어떻게 되나.
"방사능 오염 식품과 음료를 섭취하면 소화과정에서 유전자(DNA)변화를 일으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갑상선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대표적 방사능 오염물질인 요오드는 갑상선에 축적돼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하지만 반감기가 8일로 짧아 3개월이 지나면 거의 0이 된다. 채소의 경우 물로 씻으면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반면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으로 길어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돼 생태계에 장기적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체내에서는 소변 등으로 배출돼 100일 정도면 절반으로 줄어든다."
_일본 식음료 섭취시 위험정도는.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승숙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기준치 27배의 요오드가 검출된 시금치의 경우 씻지 않고 1㎏을 먹어도 인체에는 약 2밀리시버트(m㏜)가 피폭되는 정도로 안심할 수준이라고 말한다. 요오드가 기준치의 17배가 넘는 우유의 경우 1리터를 마시면 1.3m㏜정도 피폭된다. 현재 방사성요오드에 피폭된 환자에게 치료제인 요오드화칼륨(KI)을 처방하는 기준은 100m㏜인데, 이 기준의 50분의1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 총 누적 방사선량(반감기 감안 성인 50년, 아동 70년)이 150m㏜ 이하인 경우에는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육류, 생선, 유제품의 경우 세슘 같은 방사성 물질이 축적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위험성이 높아진다. 열을 가한다고 해서 오염도가 감소하지도 않는다. 또 시간이 갈수록 원전주변의 방사능 오염수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이유다."
_비를 맞아도 되나.
"현재 일본정부는 전국적으로 비나 먼지에 포함된 방사능 수치를 조사하고 있으며 21일 현재 일부 지역에서 방사성 요오드 등이 검출됐으나 아직 비에 흠뻑 젖어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게다가 방사능 오염도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한국은 안심해도 된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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