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엄기영 예비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예비후보의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MBC 사장 출신인 이들은 "언론 탄압과 민주당 정권에 앞장서 MBC를 장악한 장본인"(엄기영 측 주장) "자신을 탄압한 정당에 투항"(최문순 측 주장) 등의 격한 표현을 쏟아내며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깊다. 엄 예비후보가 최 예비후보의 춘천고 5년, MBC 10년 선배이지만 두 사람은 선거문화 개선은커녕 '진흙탕 선거전'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출사표를 던질 때부터 두 예비후보의 신경전은 날카로웠다. 최 예비후보가 "엄 전 사장이 민주당에 오면 후보를 양보하겠다"고 하자 엄 예비후보는 "도지사 자리가 버스 자리 양보하듯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최 예비후보는 곧바로 "엄 전 사장은 자신을 탄압한 정당에 투항해 강원도백이 되겠다고 한다"고 대응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상대를 향한 '낙인 찍기'가 한층 심화되는 양상이다. 최 예비후보는 20일 "엄 전 사장이 강원지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마했다"며 "엄 전 사장의 행태를 반드시 심판해 달라"고 엄 예비후보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러자 엄 예비후보 측은 당일 성명을 통해 "민주당 정권에 앞장서 MBC를 장악한 장본인은 바로 최문순 후보"라며 직격탄을 날린 뒤 "MBC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까지 넘겨받은 것은 민주당이 방송 장악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최 후보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최 예비후보는 21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엄 전 사장이 집권당의 힘이 필요해서 한나라당을 선택했다고 하는데 엄 후보는 여당으로부터 힘에 의해 밀려난 분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 같은 비방전에 대해 다른 예비후보들은 "둘 다 보따리를 들고 다니는 떠돌이 장사꾼"이라며 싸잡아 비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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