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예술의 전당’이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곳곳에 부실공사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경주 예술의 전당 광장과 동편 지하계단에는 백화현상이 심하게 발생, 염분이 다량 포함된 바다 모래를 공사 주재료로 사용한 의혹이 짙게 일고 있다.
공사 전문가에 따르면 염분이 포함된 모래로 생산된 콘크리트를 철근공사에 사용할 경우 철근이 부식돼 콘크리트와 결합하지 못하면서 건축물의 수명이 단축되거나 심하면 붕괴위험이 발생 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업의 공사 감리는 주관사에서 한 것이 아니라 경주시가 감리단을 지정, 착공 때부터 시청 관리담당 6급 공무원을 파견했으나 이 공무원은 건축공사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혀 없는 행정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지역 건축시공자인 A씨는 “염분이 다량 포함된 모래를 사용한 벽돌 등 불량자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2007년 삼성중공업을 주관사로, 경주문예회관운영(주)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서 사용하는 민간투자 방식의 BTL사업으로 예술의 전당 사업을 벌였다. 719억원의 투자된 예술의 전당은 황성공원 내 부지면적 2만7,925㎡, 건축 연면적 2만1,232㎡으로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다.
개관 이후 예술의 전당에서는 교향악단, 연극페스티벌, 아카펠라축제 등 다양한 시험공연을 거쳐 ‘금난새가 지휘한 경기필의 공연’, ‘뮤지컬 맘마미아’, ‘피아니스트 백건우 리사이틀’, ‘조수미 리사이틀’, ‘이미자 리사이틀’ 등 공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이에따라 경주 시민들은 “지역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을 예술의 전당이 건립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하자가 발생한 것은 부실공사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철저한 하자 점검과 공사 과정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윤수기자 newse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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