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한 시즌 40승은 '마의 고지'로 여겨진다. 지난해까지 14시즌 중 40승을 맛본 본 팀은 2003~04시즌 동부, 2009~10시즌 모비스와 KT(이상 40승14패) 단 세 팀뿐이었다.
전창진 KT 감독은 동부 사령탑이던 2003~04시즌과 지난해 두 차례 40승을 경험했다. 그런 전 감독이지만 41승에는 한 뼘이 모자랐다. 전 감독이 지난 13일 원주 동부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직후에도 "이제는 41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KT-모비스전. 대기록을 눈앞에 둔 때문인지 체육관에는 1만2,693명이 운집했다. 1만2,693명은 역대 정규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신기록. 이석채 회장을 비롯한 KT 임직원들도 관중석에 앉아 목청 높여 KT를 응원했다.
찰스 로드(35점 9리바운드)를 앞세운 KT는 모비스를 80-65로 대파하고 41승(13패)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까지 15시즌 중 41승을 거둔 팀은 KT가 처음이다. 삼성은 오리온스를 79-77, 동부는 인삼공사를 75-61, LG는 전자랜드를 94-88, KCC는 SK를 89-77로 누르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KT가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가운데 2위는 전자랜드, 3위는 KCC, 4위는 동부, 5위는 LG, 6위는 삼성, 7위는 SK, 8위는 모비스, 9위는 인삼공사, 10위는 오리온스로 확정됐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제가 예민한 편이라 그동안 잠을 잘 못 잤는데 오늘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4강 플레이오프가 2주 정도 남았는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팀 순위와 함께 개인타이틀도 확정됐다. 득점 1위는 헤인즈(삼성), 리바운드 1위는 알렉산더(LG), 어시스트 1위는 양동근(모비스), 3점슛 1위는 김효범(모비스), 가로채기 1위는 박찬희(인삼공사)가 차지했다.
한편 '봄 잔치'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는 오는 25일 4위 동부-5위 LG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4강 직행티켓을 거머쥔 KT와 전자랜드는 각각 4-5위 승자, 3-6위(KCC-삼성) 승자와 결승티켓을 다툰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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