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에요."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릴 일본 도쿄 대신 한국을 찾은 '피겨퀸' 김연아(21ㆍ고려대)는 아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훈련하다 8개월 만에 돌아온 김연아는 20일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준비가 잘된 만큼 자신감도 있었고,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었는데 대회가 무산돼 너무 아쉽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경기를 먼저 생각한다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 일본에서 더 큰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토리노세계선수권 이후 김연아의 복귀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도쿄세계선수권(25~27일)은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여파 탓에 전격 취소됐다. 현재로서는 언제 다시 열릴지, 장소는 그대로 도쿄일지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
"ISU(국제빙상경기연맹)에서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한 김연아는 "지금으로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홍보대사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아는 다음달 3일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스포트 어코드 행사에 참석하고 5월18, 19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열리는 후보도시 브리핑에 참가한다. 또 7월6일에는 올림픽 개최 도시가 결정될 남아공 더반의 IOC 총회에까지 참석한다. 이 사이 5월6일부터 사흘간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아이스쇼를 펼친다.
김연아는 지각 개최될 세계선수권에 확실히 출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그는 "예정돼있던 일정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선수한테는 큰 타격이다. 5월에 열리든 10월에 열리든 거기에 딱 맞춰서 완벽한 컨디션을 유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된 듯하다"고 말해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인천공항=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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