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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연합軍 리비아 공습/ 전황 두갈래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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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연합軍 리비아 공습/ 전황 두갈래 예측

입력
2011.03.2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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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의 폭격기는 카다피를 과연 몰아낼 수 있을까.’

유엔이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뒤 연합군이 곧 바로 공습을 단행함에 따라 한 달 넘게 이어져온 리비아 사태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 원수의 정부군에 계속 밀리기만 하던 반(反) 카다피 시민군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어 전세를 뒤엎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카다피 국가 원수가 쉽사리 권좌를 포기할 리 없다는 점에서 리비아 사태가 곧 마무리 될 것으로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비행금지구역 설정 이후 무려 10여년간 권좌를 지켰던 것처럼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우려이다.

앞으로 리비아 전황이 어떻게 변할 지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연합군의 개입으로 다시 승기를 잡은 시민군이 총공세에 나서 카다피 국가 원수를 쫓아내는 시나리오이다. 19일 연합군이 리비아의 방공 시설 이외에도 시민군 거점인 벵가지 외곽의 카다피군 탱크 등을 공격한 것은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이는 이번 조치가 리비아 공군을 무력화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군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란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유엔이 17일 1973호 결의안을 승인하며 카다피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민간인과 민간인 밀집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정부군이 시민군을 공격하면 연합군이 시민군을 대신해 정부군과 싸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카다피 국가 원수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연합군의 공격에도 카다피가 물러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다. 무엇보다 유엔 결의에는 지상군 파견이 빠져 있다. 현실적으로도 미국이 리비아 사태에 깊숙이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미국은 이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전쟁을 수행중인 상황이다. 자칫 희생자만 더 커질 수 있다는 미국 내 반발도 적잖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제한적인 군사행동(a limited action)을 승인했다”며 “지상군을 투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다. 기권표를 던지긴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군사적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운신의 폭을 좁혀 놓고 있다. 카다피군이 여전히 우세한 전력을 갖고 있다는 점, 무고한 시민을 인간 방패로 쓸 경우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 등도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높여놓고 있다.

리비아가 42년 철권 독재자를 몰아내고 민주화를 이룰 지, 아니면 제2의 이라크 사태로 치달을 지 아직은 답하기 이르다.

■리비아 사태 일지

2월15일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에서 반정부 시위 발생

2월17일 시위대 사상자 발생

2월22일 카다피, 국영TV 통해 정부군에 시위대 진압 지시

3월1일 시민군, 리비아 동부 지역 장악

3월5일 시민군, 벵가지에서 국가위원회 설립

3월10일 프랑스, 국가위원회를 리비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

3월16일 정부군, 주요 도시 탈환한 뒤 벵가지 인근까지 진격

3월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행금지구역 설정 결의

3월18일 카다피, 즉각적인 정전 선언

3월19일 연합군, 리비아 폭격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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