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원장이 추천한 졸업생을 검사로 임용하는 방안을 철회키로 한 것으로 보도됐다. 로스쿨 원장 추천은 졸업생의 사회ㆍ경제적 배경이 영향을 미쳐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로 변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대신 로스쿨 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은 모두 검사직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이들 중에서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정식 검사로 임용하는 방안을 여러 대안의 하나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제 방안 철회는 지극히 마땅한 것이다. 우리는 원장 추천제가 무엇보다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법무부가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 중이라는 로스쿨 성적우수자 우선선발 방안은 충분히 각계의 의견을 들어볼 만한 것으로 평가한다. 지금도 사법연수원 졸업생들이 성적에 따라 판ㆍ검사 등으로의 진로가 결정되고, 다른 객관적 기준이 없는 현실에서는 로스쿨 성적 역시 같은 지표로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에 이의를 달기는 어렵다.
다만 다양한 전공에 폭 넓은 식견과 경험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에 좀더 충실하기 위해서는 성적우수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히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변호사시험이라는 또 한번의 평가 및 여과 절차가 있는 만큼, 선발대상에 좀 더 융통성을 두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한다. 차제에 성적과 함께 학부 전공이나 활동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사회 변화를 감당할 만한 법적 수요를 면밀히 고려, 선발에 반영하는 방안도 고민하기 바란다.
사법연수원 학생들은 추천제 폐지에 상관없이 로스쿨 졸업생의 우선선발 자체가 형평을 잃은 특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제도 시행 때부터 충분히 예상되고 논의됐던 사안이므로 이제 와서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별로 명분이 없다. 법조계가 직역 이기주의를 벗어나 시대적 요구에 적합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적절한 선발 및 교육방안을 마련하길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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