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이 부동산 매수 심리를 크게 위축, 매매거래를 급격히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정부는 가계대출 부실을 이유로 DTI 규제를 부활시켰지만, 최근 급증한 가계대출은 신규 분양이 재개되면서 집단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며, 기존 주택 거래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조치로 조금씩 살아날 기미가 보이는 시장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부 조치로 일부 업체가 신규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등 파장이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한라건설과 대우건설 등 5개 건설사는 이달 말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합동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DTI규제 부활에 따른 시장 악화를 이유로 이날 청약 일정을 연기했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DTI규제가 확정된 이상 다른 분양 현장들도 'DTI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분양일정을 재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정부가 주택 취득세율을 50% 감면하는 등 당근책도 포함시켰지만, DTI가 갖는 규제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당근책의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규분양 시장은 물론, 최근 조금씩 소진되던 미분양을 해소하는데도 건설사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규제 부활이 어느 정도 예고됐으며, 실수요자에 대한 DTI 기준은 완화된 측면도 있는 만큼 큰 위축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서미과 중산층 등 실수요자를 위해 고정금리 분할상환대출 등에 대해서는 DTI기준을 완화시킨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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