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논술 고사를 치르는 대학이 줄고, 대학별 반영 비율도 축소될 전망이다. 15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2학년도 대학 입시안 역시 논술학습 부담 경감 등을 고려한 '논술 축소'를 골자로 하고 있다. 각 대학들도 논술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따라 줄줄이 논술 축소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학생부보다는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향이 여전해 실질적인 영향력은 크게 줄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왜 영향력이 그대로인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은지 유웨이중앙교육, 대성학력개발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2012학년도 논술 축소에 따른 전망과 추천 학습법을 살펴본다.
반영 비율 줄지만 영향력 여전
올해 대입에서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은 47개에서 41개로 줄었다. 논술고사를 통해 선발하는 인원은 2만2,486명에서 1만6,832명으로 5,654명 감소했다.
주요 대학별로 전형 내용을 살펴보면 아예 논술고사를 폐지한 대학은 서울교육대 한국외대(용인캠퍼스) 덕성여대 경북대 대구한의대 등 6개 대학이다.
서울대는 수시 특기자전형 인문계열 모집단위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자연계열 모집단위와 동일하게 2단계 전형에서 서류평가와 면접 및 구술고사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고려대는 논술고사 성적을 100% 반영해 선발했던 수시2차 일반전형(우선선발)에서 논술 반영 비율을 80%로 낮추고, 일반 선발에서 논술 비중도 60%에서 50%로 줄였다. 논술고사 시간도 3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했다. 연세대 역시 논술 우수학생을 선발하는 우선선발에서 논술 반영 비율을 80%에서 70%로 하향 조정했다.
그런데 이들 입시 전형을 잘 살펴보면 거의 모든 대학이 논술 반영 비율을 20~10% 줄인 대신 학생부 비율을 높인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입시 전문가들은 '논술의 영향력이 그대로 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학생부는 대학들이 기본 점수를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서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을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만약 논술 반영 비율이 70%에서 60%로 줄고, 대신 학생부 반영 비율이 30%에서 40%로 늘었다고 해도 학생부 기본점수를 30점 만점에 15점 크게 줘 변별력을 떨어뜨리면, 결국 당락은 논술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대학들이 외형상으로는 논술고사 비중을 줄이고 학생부를 높였지만 실질반영 비율은 논술이 높을 가능성이 많다"며 "학생부가 불리한 학생은 오히려 논술고사 성적으로 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비중 축소'에 연연하지 말고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이다.
상위권은 논술 공부 계속해야 유리
특히 상위권 학생일수록 대학에서 학생부 외의 전형요소를 평가해 선발하려는 경향이 큰 만큼 논술 학습의 끈을 놓지 않는 게 중요하다.
특히 논술 자체가 교과서에서 다룬 내용을 발전시키거나, 각 개념을 사회현상과 연계해 사고(思考)할 수 있도록 출제되고 있어 교과서를 기본 교재로 삼고 나름의 심화자료를 만들어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과목 경계와 무관하게 모든 교과서 내용 중 논술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싶은 것을 공책에 정리하고, 신문 등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와 엮어 생각해 보는 등 학교수업 복습에 공을 들이는 식으로 차근히 준비해가야 한다.
올해 초 이뤄진 서울대 2011학년도 인문계열 정시 논술고사에서도 다양한 교과서 내용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항이 출제됐다. 예를 들면 사회 교과에서 거론된 저출산의 원인과 대책을 낯선 지문 그림 도표 등 자료에서 얼마나 잘 파악해 답할 수 있는지를 묻는 식이다. 즉 사회 경제 과학 교과서 등의 지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려 한 것이다.
구술면접 역시 논술 준비 하듯
논술고사 비중을 줄이면서 일부 전형에서 논술을 구술면접으로 대체한 대학들도 있다. 수시 특기자 2단계에서 논술을 폐지하고 면접 및 구술고사 반영비율을 100%로 정한 서울대, 수시 특기자 과학인재 트랙 2차 전형에서 논술을 폐지하고 서류 60% 면접 40%를 반영하기로 한 연세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유형의 전형에 응시하는 학생이라면 면접 준비에 오히려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교과서와 시사상식 등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지 확인하려는 점에서 구술면접 준비는 논술 준비와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다만 대학별로 발표하는 모의문제들을 풀어보거나, 짜임새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소모임을 꾸려 연습해 보는 방법으로 보충학습을 할 수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면접구술은 계열별로 면접영역과 문제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과서 개념을 토대로 전공과 관련된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학습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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