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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만주의 아이들 外

입력
2011.03.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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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은 가면 쓴 도시" 재중동포가 바라본 한국

만주의 아이들/박영희 지음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조선족 사회에 한국 취업 바람이 불어닥쳤다. 조선족 200만명 중 무려 40만명이 한국에 와 있다고 한다. 부모가 돈 벌러 한국으로 떠난 뒤 10년 넘게 얼굴 한 번 본 적 없다는 재중동포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소외된 이들의 삶을 조명해 온 르포작가 박영희씨는 중국 동북부의 10개 조선족 자치주를 누비며 "엄마는 있지만 진짜 우리 엄마는 없슴다"고 말하는 이 아이들의 참담한 현실을 글로, 카메라로 기록했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이상한 나라다. 부모를 만나러 서울을 찾았던 아이는 "부자나라에 그딴 방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게" 좁은 셋방에 기거하며 자정 무렵까지 일에 매달려야 하는 부모의 고달픈 생활을 목격하고는 "서울은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 바람에 휩쓸린 뒤 유령 도시처럼 변해가는 조선족 자치주들. 일제 하 서글픈 역사가 빚어낸 만주의 비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문학동네ㆍ276쪽ㆍ1만2,800원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 내셔널지오그래픽이 권하는 자원봉사 여행지

특별한 자원봉사여행 100/팸 그라우트 지음

오늘의 저녁 뉴스는 세계의 실상을 전해 주지 못하며 여행지의 고급 호텔은 미국의 축소판일 뿐이라는 이 책의 저자는 관광버스와 기자의 시선이 닿지 않는 세계 구석구석의 절실한 삶의 현장을 보고 경험하고 제대로 느끼려면 자신을 따라오라고 권한다. 이 책은 그 안내서인데 저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추천하는 자원봉사 여행지와 프로그램 100개를 추려 개략적 비용과 봉사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남미 농부들과 함께 커피 열매를 수확하며 커피 무역의 실상과 공정무역의 의미에 대해 경험하고, 지중해의 한 섬에서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 발굴을 도우며 유럽 고대사와 고고학의 대강을 경험할 수도 있다. 여행작가인 저자는 휴양지에서의 쾌적한 즐거움과 에이즈로 엄마를 잃은 다섯 살배기 나이지리아 꼬마 소년과 함께 동요를 부르던 체험을 비교하며 "방송의 토막뉴스 너머에 엄연히 존재하는 진실"을 함께 나누자고 호소한다. 최지아 옮김. 동시대행ㆍ408쪽ㆍ1만5,000원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 이븐 바투타와 함께 떠나는 중세여행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데이비드 웨인스 지음

1325년 마르코 폴로보다 젊은 동시대 사람이자 무슬림이었던 22세의 청년 이븐 바투타는 장차 30년 동안 이어질 해외 생활의 길을 떠났다. 60여년 뒤 그는 시인, 이슬람 법학자, 신학자였던 이븐 주자이에게 여행담을 들려 주었다. 그 이야기는 모두 30여부의 사본으로 기록돼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 , 오도리크의 <동유기> ,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과 더불어 세계 4대 여행기의 반열에 들어간다.

메카 성지 순례_인도_중앙아시아_아프리카_동남아시아_중국 등 12만㎞에 달하는 여정이었다. 무슬림의 독특한 규범에 관계된 접대 문화 등 음식, 성, 의복 등에 대한 기록이 속을 채운다.

책의 낭만성은 바투타가 숱한 이혼의 결과로 두게 되었다는 10명의 부인 이야기에서 절정에 달한다. 여행을 떠나는 슬픔과 길 위의 고독을 치유하는 효과적 수단이기도 했던 부인들, 필연적 결과로서의 아이들 등 당시의 독특한 가족 제도를 엿볼 수 있다. 순니파와 시아파 간의 차별성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는다. 이정명 옮김. 도서출판 산처럼ㆍ376쪽ㆍ1만8,000원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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