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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軍 벵가지 공습… 벼랑 끝 시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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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軍 벵가지 공습… 벼랑 끝 시민군

입력
2011.03.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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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시민군 장악지역 유혈진압 강행"20일부터 항복 기회 주겠다" 최후통첩안보리, 비행금지구역 설정 초안에 합의

브레가 등 반카다피 시민군이 장악중인 도시를 파죽지세로 탈환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급기야 최후의 시민군 점령지인 벵가지와 미스라타에 최후의 공습을 시작해 리비아 시민혁명이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

카다피 정부군 전투기가 17일(현지시간) 벵가지 공습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카다피군의 시가지 진입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미 베니아 공항 활주로 등 벵가지 시내 곳곳이 파괴됐으며 시민군은 대공포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군은 20일부터 시민 군에 항복 기회를 주기 위해 한시적으로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리비아 관영 뉴스 통신 자나(JANA)가 보도했다. 앞서 카다피 군은 15일 현지 방송을 통해 반군 수도인 동부 벵가지 시민들에게 "정부군이 진격중이니 이날 자정까지 반군과 무기 창고가 있는 지역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카다피는 16일 국영방송을 통해 "미스라타에서 전투가 시작됐고, 17일은 결전의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군이 시민군을 몰아내기 위한 대대적 유혈진압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다.

카다피 군은 앞서 자위야, 브레가, 아즈다비야 등을 잇따라 함락시켰으며 이날에도 미스라타에서 탱크와 대포를 앞세워 공세를 이어갔다. 시민군은 카다피 군의 탱크 일부를 빼앗는 등 반격도 했으나 대체적으로 정부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트리폴리에서 200㎞ 떨어진 리비아 제3의 도시 미스라타는 9일 자위야가 정부군에게 함락되면서 서부에서 유일하게 시민군이 장악한 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는 "서방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 앞으로 러시아와 중국, 인도 등과 유전 개발 사업을 벌이겠다"고 말하며 자신을 비난했던 미국 유럽 등을 옥죄기에 나서기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8시간의 비공개 회의 끝에 리비아 비행금지구역(no-fly zone) 설정 결의안 초안에 합의했다. 안보리는 17일 이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결의안은 리비아 영공에서의 모든 항공기 운항을 금지토록 했으며 유엔 회원국들이 결의안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이 유엔, 나토 등과 함께 ▦동결된 카다피 재산을 이용한 반정부세력 지원 ▦인도주의 지원 업무 강화 ▦유엔의 리비아 무기금수 강화 등 별도 사항도 논의 중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독일 등 일부 안보리 국가들이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결의안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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