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대표와 4개월만에 조찬 회동"여여 갈등이 문제" 발언에 "신공항 백지화 염두" 해석15분간 독대… 4월 재보선 공천 등 논의 관측 나와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동남권 신공항 등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 "국책사업에서 정치적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청와대 조찬 정례회동에서 "갈등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국책사업에 대해 여야가 아니라 여여 갈등이 되고 있어 문제" 라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과 안 대표의 정례회동은 지난해 11월17일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날 회동에선 국책사업 문제뿐 아니라 물가 등 민생현안, 소통 강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 다양한 국정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안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 과학비즈니스벨트 등과 관련해 갈등이 심하니 정부가 합리적 기준을 갖고 신속하게 결정해달라"고 한데 대해, "차분히 논리를 갖고 따지기 전에 무슨 유치전 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도 경제논리를 갖고 자제를 요청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책사업은 단순한 지역사업이 아닌 국가 백년대계로, 법을 지키면서 논리적, 합리적으로 하면 된다"며 "지금 시끄럽다고 해도 그 판단이 두고두고 옳다는 평을 듣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무게를 실은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오버해서 해석하면 안 된다"며 "객관적,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전문가들의 용역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고 존중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소통 강화도 중요하게 거론됐다. 안 대표는 "대통령이 각계각층과 소통을 지금보다 더 해 줬으면 좋겠다"며 "특히 사회원로들과도 많이 만나 말씀을 나눠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소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노력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민생문제와 관련, 안 대표는 "고물가, 전세난, 구제역,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당정이 더욱 힘을 합쳐 헤쳐나가야 한다"며 "유류세 인하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도 "잘 알겠다"고 말했다. 회동 뒤 안 대표는 "서민생활 안정을 국정운영의 최대 목표로 삼아 당정청이 총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다짐했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또 회동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강원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리한 자료를 전달하며 "올림픽 유치에 최선을 다하자"고 건의했고, 이 대통령도 "이번에는 반드시 유치하자"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과 안 대표는 조찬 뒤 약 15분간 배석자 없이 독대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선 4ㆍ27 재보선 공천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회동에는 당에서 원희룡 사무총장,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 안형환 대변인이,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정부에서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참석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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