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경찰관이 이틀에 한 명 꼴로 지명수배자를 검거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검거에 관한 한 '달인'의 수준이다.
주인공은 광주 동부경찰서 금남지구대에 근무하는 김영환(50) 경사. 김 경사는 지난해에만 178명의 수배자를 검거했다. 하루건너 한 명씩 붙잡은 셈이다. 수배된 사건 수로는 250여건에 달한다. 사기를 비롯해 조세범, 특수절도, 준강도 등 죄명도 다양하다. 경찰관 1명이 1년에 10명을 검거하기도 벅찬 실정을 고려하면 눈부신 활약이다.
화려한 실적에 비해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끊임없는 순찰과 검문검색 외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 김 경사는 신고 출동이 없는 심야에는 어김없이 지역 내 원룸촌, PC방, 유흥가 주변을 순찰한다. 순찰을 자주 하다 보니 PC방만 들어가도 회원, 단골손님, 외지인 등을 구분할 수 있는 눈이 생겼다.
김 경사는 "제복을 입은 자신을 보고 슬그머니 화장실이나 창가로 가거나, 며칠간 집에 못 들어가 지저분하거나,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신원조회에 들어간다"고 노하우를 말했다. 김 경사는 휴대용 플래시로 수배자의 지문을 비춰 지문번호를 통해 수배조회를 하기도 한다. 잉크를 묻혀 지문을 찍지 않고 형태만으로 지문번호를 알 수 있는 달인의 경지에 오른 셈이다.
유흥가 주변 업주들의 눈총에 대해서는 친절과 웃음으로 대신한다는 김 경사는 "관내에 들어온 수배자들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사명감으로 검거활동을 하고 있다"며 "수배자 검거를 하면 할수록 강력사건 발생도 줄어드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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