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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기 가동 인천공항 입국장/ "방사능 나오면 어쩌나"… 정상 판정에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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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기 가동 인천공항 입국장/ "방사능 나오면 어쩌나"… 정상 판정에 안도

입력
2011.03.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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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검사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김현철(42)씨가 이동식 침대에 누워 실려 나오자 입국장에 서 있던 부인 김혜영(41)씨는 공항 관계자에게 가장 먼저 방사능 측정 결과를 물었다. 남편이 방사능 피해가 우려되는 일본 센다이(仙台) 지역에서 지진 직후 무너진 건물더미에 골절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한국 영사관의 조치로 17일 가까스로 귀국했기 때문이다. 김씨 부부는 잠시 후 “정상입니다”라는 공항 직원의 말에 안도의 숨을 내쉬며 병원으로 향했다.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피폭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날 오전부터 인천국제공항 1층 입국장에 2대의 방사능감시기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입국장 곳곳에는 검사를 알리는 팻말이 붙었고 20여명의 공항 직원이 승객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었다. 감시기는 승객들이 1m 간격으로 세워진 높이 180㎝의 노란색 기둥 사이로 지나가면 오염량을 측정하도록 설계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파견된 조대형(52) 실장 등 연구원 3명은 기둥 옆 탁자에 놓인 2대의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 오염 수치를 확인했다. 승객의 옷이나 몸에 묻은 방사성물질 양이 0.18마이크로시버트(μ㏜)를 넘으면 기둥 위 빨간 램프에 불이 들어온다. 자연 상태의 방사능 수치는 0.15μ㏜ 수준이다.

이날 오전 내내 다소 한산했던 감시기 앞은 원전 폭발 피해지역인 후쿠시마(福島)발 아시아나항공 OZ155편이 오후 4시21분 도착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승객 163명이 한번에 몰린데다 감시 작업이 신중하게 이뤄지다 보니 승객들의 줄이 50m가량 늘어섰다.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감시기를 통과한 한국관광공사 센다이지사장 김대호(53)씨는 “막상 검사를 받으려니 긴장됐다”며 “지진보다 방사능이 더 무섭다”고 말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 비행기에서 내린 일본인 2명과 한국인 2명에게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기 때문. 이들은 각각 오후 4시30분에서 5시 사이에 감시기를 지났는데,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이다. 휴대용 측정기로 정밀검사를 한 결과 3명은 2차 기준치(1μSv)를 넘지 않았지만 일본인 1명은 외투와 구두를 벗은 후 받은 재검사에서야 기준치 이하로 측정됐다.

조 실장은 “입국자 중 기준치를 넘기는 사람들을 발견하면 초동 조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검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 방사능감시기를 설치한 데 이어 18일부터는 김해국제공항과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도 각각 1대씩 감시기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환경방사능 감시 결과를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매시간 공개하기로 했다.

영종도=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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