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수치에 눈을 떼지 마라. 20μ㏜를 넘기면 구조대도 비상 탈출한다.”
일본 지진해일 피해 현장에 파견된 한국구조대에 내려진 안전지침이다. 구조대는 방사능 오염수위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17일 사흘째 실종자 수색작업을 계속했다.
구조대는 이날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台)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타가조(多賀城)시 공장밀집지대에 투입됐다. 피해지역이 워낙 넓은 데다 전날 함박눈에 이어 이날은 싸락눈까지 내려 미끄럽고 구조작업이 수월치 않았지만 일본 현지경찰의 안내를 받아 지도에 표시된 건물더미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생존자는 없었다. 구조대는 이날 다수의 시신을 수습했으나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숫자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방사능 오염 여부는 구조작업의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구조현장의 방사능 수치는 생활 안전수준인 0.2~0.4μ㏜를 유지하고 있으며 측정된 최고수치도 0.7μ㏜에 불과했지만 20μ㏜을 넘어설 경우 북쪽지역으로 신속하게 대피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방사능 오염 측정기로 수치를 수시로 확인하는 한편, 인근 러시아 구조대와 방사능 오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구조대는 이미 출국 전에 방사능 오염의 경우 소방방재청의 허가 없이도 현장 판단에 따라 선 조치하고 후 보고하기로 준비를 마친 상태다. 구조대 관계자는 “수색작업을 지속할지는 결국 방사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생필품을 긴급 공수하면서 구조환경은 다소 숨통이 트였다. 정부는 오전 9시부터 1시간30분 단위로 공군 C-130수송기 3대를 띄워 생수 20톤과 유류 21드럼, 방호복 1,500벌, 식품 1주일치를 일본 니가타(新潟) 공항을 통해 구조대에 전달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자력본부는 이날 오전 원전 냉각용 붕산 샘플(500g) 2포대를 항공택배로 일본 간사이전력에 보냈다. 본격적인 지원에 앞서 국산 붕산의 적합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영광원전은 붕산 재고분량 38톤 가운데 20톤을 일본에 보내기로 하고 16일 붕산 분말 800포대(포대당 25kg)의 반출 준비 작업을 마친 상태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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