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東北)대지진의 여파로 일본의 상징 후지산(富土山)의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17일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도호쿠 대지진 이후에도 작은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지진전문가들의 관심이 이미 후지산 폭발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지질연구소에 따르면 가나가와현에 있는 하코네의 화산 주변에서는 11일부터 15일까지 최대 규모 4.8의 지진이 약 850회 관측됐다. 인근 시즈오카현 동부에서도 진도6의 지진이 15일 발생했다. 주목할 점은 여진의 진원지가 후지산 아래 쪽이라는 점. 산케이 신문은 "후지산의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진원이 내륙에 있는 내륙 직하형 지진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일본인들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도카이(東海) 지방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뒤 후지산이 대분화를 일으키는 경우다. 300년 전 스루가(駿河: 시즈오카의 옛 이름) 서쪽 해저에서 8.6규모의 당시 일본 최대 지진이 발생한 후 실제 49일 만에 후지산이 대분화를 일으켰다. 후지산은 10년 전만해도 지하에서 마그마 활동과 관련이 있는 저주파 지진이 빈발했으나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 잠잠했다. 전문가들은 후지산이 언제든 분화가능성이 있는 만큼 도호쿠 지진 여파가 후지산에 닥칠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고야대학의 화산ㆍ방재연구센터관계자는 "화산 지하는 마그마와 열수(熱水)로 파괴되기 쉬워 군소 지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솔직히 후지산과의 관계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도후쿠 지진에 이어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일본의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우선 후지산 뿐만 아니라 화산이 뿜어내는 화산재가 96㎞떨어진 도쿄 등 수도권 일대로 날아가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공항, 철도, 도로 등 일본의 사회기반시설 파괴도 예상된다. 또 센다이 등 지진 피해지역처럼 정전, 단수 등으로 주요 산업도 마비돼 일본 열도가 온통 충격과 공포에 빠지게 된다.
이와 관련, 일본 기상청은 "도후쿠 지진은 태평양판에서 생겼기 때문에 필리핀판과 연관이 있는 도카이 지진과는 상관이 없다"며 후지산 폭발 우려를 일축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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