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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향우회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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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향우회에 가다

입력
2011.03.1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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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우회(鄕友會)는 고향사람들의 모임이다. 객지에서 만나는 고향사람들이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고향이란 공통분모는 언제나 서로를 정답게 묶어준다. 까마귀도 고향 까마귀가 반갑다고 했다. 같은 고향출신이라는 것, 큰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고향 진해(鎭海)를 떠난 지 헤아려 보니 25년쯤 되었다. 그 세월동안 직장 따라 서울, 부산을 거쳐 울산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향우회원이 되지 못했다. 그건 고향 진해가 작은 도시인 탓일 것이다.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에서 객지로 나가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다보니 대도시에서 향우회가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울산에 살면서 부러운 향우회가 많았다. 고만고만한 시, 군 단위가 아닌 호남, 강원, 제주 등을 고향의 범위로 삼고 모두 모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큰 모임이 되어 향우회관도 있고 다양한 만남의 행사들을 가져 부러웠다. 그런데 뜻밖에도 진해향우회에 참석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내가 근무하는 직장에 진해향우회가 있었다. 다 합쳐 열 분 남짓 되는데 한 해 몇 번 모여 고향의 정을 나눈다고 했다. 난생 처음 진해향우회에 참여해 선배들도 뵙고 초등학교 동창친구를 만나고 후배들도 만났다. 그렇게 나는 난생 처음 향우회 회원이 되었다. 근무처에서 승용차로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고향이 있지만, 진해가 창원에 통합되어버렸지만.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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